서울대 의대 학사, 석·박사를 거친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현재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뇌졸중 극복하기’ 연재 통해 뇌졸중이 치료 가능한 질환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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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두통과 구토는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다. 뇌졸중 중 약 20%를 차지하는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게 되는데, 발생 위치에 따라 뇌 실질에 출혈이 발생하는 뇌내출혈(15% 정도)과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지주막하에 출혈이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5% 정도)로 나뉘게 된다. 혈관이 갑자기 터지게 되는 경우 출혈의 양이 많고 관련한 뇌압 상승이 발생할 수 있어 초반에 중증도가 높아질 수 있다.
뇌내출혈 30일째 사망률 30% 뇌출혈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고혈압을 조절하게 되면 뇌출혈의 40%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그 강한 압력에 의해서 혈관이 터지고 더 많은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혈종이 뇌 조직을 직접 파괴할 수도 있고 그 혈종으로 인해 종괴효과와 함께 주변의 부종이 발생하여 뇌압이 상승할 수 있다.
|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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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이외에도 원래 뇌혈관기형이나 뇌출혈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있는 경우에도 뇌출혈 발생의 위험은 커지게 된다. 급성기 뇌출혈의 첫 진단은 뇌CT로 하게 되는데, 급성기 뇌출혈의 경우 CT가 짧은 시간 안에 시행 가능하고 MRI보다 급성기 출혈 발견을 더 민감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뇌CT를 이용하여 처음에 진단하게 된다.
뇌실질 내 발생하는 뇌내출혈의 경우 처음에 출혈이 발생하고 70% 정도의 환자에서는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 처음 확인된 출혈의 양보다 커지게 된다. 특히 38% 정도의 환자에서는 처음 출혈양보다 33% 정도 이상의 의미 있는 증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첫 24시간 이내에는 더욱 적극적인 치료와 추가 CT 시행이 필요하다. 처음 CT를 찍었을 때 출혈량이 증가할 위험요인이 있다면 4~6시간 이내 빠르게 추가 CT 시행을 해서 출혈량 증가 여부와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출혈이 증가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후유장애 정도와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뇌내출혈의 30일째 사망률은 3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뇌내출혈이 발생했다면 지속적 출혈을 최소화해야 한다.
혈압조절 안 하면 치명적뇌내출혈을 최소화 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혈압을 낮추는 것이다. 혈압이 높을수록 그 압력으로 출혈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수축기 혈압이 높다면 140㎜Hg 정도(130~150㎜Hg사이)로 낮출 수 있도록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또한, 평소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투약하고 있다면, 지혈이 잘 안 되어 출혈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이러한 약물의 효과를 억제하는 역전 약물을 투약하거나 수혈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평소 본인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내출혈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다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뇌출혈의 위치, 뇌출혈의 양을 고려하게 되고, 그 출혈의 양이 많아 뇌손상이 심하고 뇌압 상승으로 의식이 저하되고 위독해질 위험이 있는 경우 혹은 약물치료에도 지속적으로 출혈의 양이 증가해서 압력이 상승하고 뇌손상이 지속되고 있는 등의 일부 선택적인 환자의 경우에서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고 이미 발생한 출혈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없다. 따라서, 뇌경색과 다르게 막힌 혈관의 재개통을 위한 골든타임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번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출혈이 발생한 경우 수 시간 이내 그 혈종이 커질 수도 있고, 특히 24시간 이내 혈압조절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고,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두통이 발생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증상 발생 즉시 119 신고와 함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