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리튬 1차전지 공장 화재로 배터리 폭발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1차전지와 2차전지는 배터리 구성 요소에서 에너지 밀도, 생선 및 관리방식 등에 차이가 있어 명확한 구분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3동 2층은 군 납품용 1차 전지 완제품을 검사 및 포장했던 곳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전력·수도·가스 계량기나 위치추적장치 등에 쓰이는 리튬 1차전지를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1차전지는 배터리 내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켜 제공하며, 반응이 완료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폐기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2차전지는 외부 전류를 사용해 화학 반응을 역전시켜 재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1차전지의 음극재로 활용하는 리튬 메탈은 물에 닿으면 격렬한 반응(스파크)을 일으킬 수 있다. 수분에 취약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폭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1차전지 가운데서도 리튬염화티오닐(Li-SOCl₂) 전지를 생산해 피해가 더욱 커졌다. 염화티오닐은 섭씨 140도 이상에서 물과 반응하면 염화수소 가스, 이산화황 같은 독성 물질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리튬염화티오닐 전지는 화재 발생 시 더욱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차전지는 제조할 때 무조건 완전충전(완충), 즉 100% 충전해야만 한다. 재충전이 불가능한 특징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보관 과정에서 그만큼 화재 위험성도 커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도 3층 출입구 쪽에 1차전지 약 3만5000개가 박스 형태로 쌓여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차에 탑재하는 2차전지는 신차를 출고할 때 배터리를 굳이 완충하지 않는다. 보관 및 운반 과정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2차전지는 음극재로 흑연(그라파이트)을 주로 활용한다. 1차전지에 쓰이는 리튬 메탈과 비교하면 흑연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안정적인 물질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이온(ion)만 통과하게 하는 분리막 기술도 1차전지 대비 고도화돼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용 2차전지 분리막에는 세라믹 코팅을 한다. 열에 잘 견딜 수 있는, 즉 방열 기능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제조 시설의 안전성도 2차전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2차전지 제조 시설은 대부분 ‘화재안전 중점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에 따르면 연면적 3만㎡ 이상 공장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소방당국의 특별조사나 점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