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좋아도 팔 곳이 적었다…그래서 가게를 차렸다

  • 등록 2008-07-21 오전 11:30:00

    수정 2008-07-21 오전 9:36:27

[조선일보 제공] 제조업의 새 길 ''프랜차이즈'' 판매 걱정없이 브랜드 키우고 창업자는 저렴하게 물건 받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최근 들어 중소 제조업체들의 프랜차이즈 진출이 늘어나면서 창업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사업 노하우 제공이 핵심 서비스다. 따라서, 제조나 물류는 아웃소싱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제조업 기반 없이 경영 노하우 하나만을 갖고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프랜차이즈로 진입한 제조업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제품공급이 핵심 경쟁력이다. 제품 판매를 통해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가맹점주에게서 로열티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3년부터 제조업은 해마다 줄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는 총 407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05개에 비해 26.1% 줄었다.

이들 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는 판로 확보.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프랜차이즈 진출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가맹 본사인 제조업체의 경우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자사 브랜드를 키울 수 있고, 가맹주인 창업자 입장에서는 질 좋은 물건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으면서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경영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벨모나, 가맹비 안 받는 피부관리실 사업 전개

국내 에스테틱샵 전문 화장품 1위 업체를 자부하는 ㈜아로코스메틱. 이지은레드클럽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직접 피부관리실 '볼런터리 체인사업(가맹비를 본사에 내지 않는 체인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가맹점 수가 600여 개가 넘는다. 한성수(44) 대표는 "영세 피부관리실 점주들에게는 로열티나 가맹비를 일절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피부관리실 볼런터리 체인사업을 위해 '벨모나'라는 화장품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경기도 파주, 중국 등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서울 면목동에 대형 물류 창고를 갖고 있다. 한방팩, 마스크팩, 피부관리실용 상품 기초라인 화장품 부문에서 히트를 쳤으며, 각종 피부관리 기기 및 장비, 소모품까지 피부관리실에서 필요한 전 제품을 1만2000여 개 점포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 거래선 중 상당수가 벨모나 브랜드로 전환을 하고 있는데, 가맹비나 본부의 강제 부담금이 없이 브랜드 전환이 쉽기 때문이다. 한성수 대표는 "일본처럼 영세한 피부관리실 사업자들이 뭉쳐 공동 브랜드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프시케, 액세서리 안정적 판로 확보 위해 프랜차이즈 시작

액세서리 제조 및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프시케'의 오한균(47) 대표는 97년에 은행을 퇴직하면서 퇴직금 전부를 쏟아 부어 지금의 사업에 도전했다. 이 회사는 제조에 먼저 투자, 생산라인을 확보한 다음,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30여개의 로드숍을 갖추고 있으며, 프랜차이즈를 통해 해외까지 진출해 호주, 미국, 멕시코, 캐나다, 영국, 태국, 중국 등지로 현지 가맹점을 통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초기 어려움도 많았다. 경기불황에다 경쟁업체까지 늘어 인건비는 뛰는데, 채산성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생산 중심 사업운영을 탈피, 프랜차이즈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 그때였다.

현재는 로드숍과 함께 대형 쇼핑몰 등에 수수료 매장 입점도 하고 있다. 이 사업의 신규 창업자는 점포 구입비 없이 초도 상품대금 2000만~3000만원 정도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소자본 여성 창업자들에게 인기다. 재고 문제도 본사가 100% 해결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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