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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닷컴버블의 재림인가. 뉴욕 증시가 3거래일 연속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던 테슬라는 하루 만에 21% 넘게 대폭락했다. 애플은 7% 가까이 빠졌다.
테슬라 하루만에 21% 대폭락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11% 내린 1만847.69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째 하락세다. 노동절 연휴를 거친 직후 열린 장에서도 급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8% 하락한 3331.86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25% 내린 2만7500.50을 기록했다. 이 역시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면치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무려 21.06% 폭락한 주당 330.21달러에 마감했다. 예상과 달리 S&P 500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데 따른 충격이 투매로 이어졌다. 5대1 액면분할과 최대 50억달러 유상증자 직후 폭등한 주가가 브레이크 없이 추락하는 분위기다. 테슬라와 함께 액면분할 효과를 봤던 애플의 경우 이날 6.73% 빠졌다. 애플은 이날 신제품 행사 소식까지 알렸지만 주가 하락 압력을 막지 못했다. 테슬라와 애플은 한국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산 미국 주식인 만큼 우려가 더 크다.
이외에 아마존(-4.39%), 페이스북(-4.09%), 알파벳(구글 모회사·-3.64%), 마이크로소프트(-5.41%), 넷플릭스(-1.75%) 등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여년 전 닷컴버블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전략가는 “10% 이상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대선 전 어려울 것”
증시가 주목하는 미국 의회의 추가 부양책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료, 교육 등 시급한 사안에 초점을 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 규모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부양책 규모(2조2000억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협상이 도돌이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2.31% 오른 31.46을 기록했다.
한편 유럽 증시 역시 미국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12% 하락한 5930.30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1.01%, 1.59% 내렸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41%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