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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테슬라가 최대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자본 조달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여긴 것으로 읽힌다.
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같은 유상증자 계획을 냈다. 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추가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인데, 그 중 유상증자는 신주를 돈을 받고 파는 것을 말한다.
테슬라는 이번 유상증자를 한 번에 진행하지 않고 ‘가끔씩(from time to time)’ 신주를 파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또 해당 시점의 ‘시세에 맞춰(at-the-market prices)’ 가격을 매기기로 했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10개 주관사를 통해 신주를 수시로 시장가에 발행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테슬라는 뚜렷한 자금 집행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재무구조 개선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도 있지만, 증시는 공장 신설 등에 쓰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86억달러 수준이다.
이번 계획은 테슬라가 했던 유상증자 규모 중 역대 최대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10여년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총 140억달러를 조달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유상증자는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어) 현명한 조치”라며 “재무구조를 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전략가는 “테슬라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 때 테슬라를 산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67% 내린 주당 475.05달러에 마감했다. △유상증자는 지분 가치 희석으로 주가 하락 재료로 여겨진다는 점 △테슬라가 조달 자금의 투자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거론되지만, 당장 하루새 주가 하락의 이유는 불분명하다는 관측 역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