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A. 서울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 42년간 지켜온 ‘노포’ 을지OB베어가 6번째 강제집행 끝에 결국 철거됐습니다. 지난 21일 새벽 4시 20분께 100여 명의 용역이 을지OB베어 강제집행에 나서 가게 간판을 끌어내렸으며 내부 집기류도 모두 들어냈습니다.
을지OB베어는 지난 1980년 을지로3가 골목에서 개업해 처음으로 ‘노맥’(노가리+맥주)을 선보인 노가리 골목 시초입니다. 을지OB베어는 노가리 골목에 기여한 역할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고, 2018년 호프집으로는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가 뽑은 백년가게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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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로 선정된 가게에는 인증현판과 이야기판(스토리보드)을 제공하고, 우수사례 콘텐츠 제작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해 줍니다. 또 중기부는 올해 총 76억 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경영 개선 및 판로지원에도 나섭니다.
우선 300개 가게를 대상으로 노후화된 점포 환경개선을 위해 유해물질 제거, 안전설비 설치 등을 지원하고, 50개를 선정해 지능형(스마트) 기술 도입 등 디지털 촉진 경영개선도 추진합니다. 판로지원을 위해서는 180곳을 대상으로 유통업체와 협업해 기획전 개최와 온라인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합니다. 올해에는 바로요리세트(밀키트) 개발·제조업체와 매칭해 20곳의 백년가게 제품을 밀키트로 제작할 계획입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을지OB베어가 완전히 폐업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을 하면 백년가게로 인정된다”며 “만약 폐업을 신고한다면 심의위원회에서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폐업을 신고한 가게뿐만 아니라 중대 불법행위 등이 발견된 곳들도 모아서 심의위원회를 열고 취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폐업할 경우 대부분 취소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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