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주 R&D 예산…1조원 vs 1조엔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 등록 2024-08-16 오전 8:52:27

    수정 2024-08-16 오전 8:52:27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우주 연구개발(R&D) 예산 1조원 vs 1조엔 시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1조원 시대는 우리나라 얘기이고, 1조엔 시대는 일본 사례다. 이목을 끌기 위한 제목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사진=전북대)
여러 지표를 보면 우리 정부의 우주 연구개발 예산이 1조원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실제 1조원이 넘는다. 우주항공청 개청을 전후해 여러 정부 부처와 우주 공동체가 노력한 결과다.

근래에는 천리안 위성, 누리호, 다누리호, 정찰 위성 등이 성공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정부 투자와 사업의 성공으로 민간 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산업 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국민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데 우주 강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은 이미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슬로건인 우주(항공) 5대 강국 입국을 실현하려면 러시아, 인도 등 기존 우주 강국을 추월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다음에 자리해야 한다.

우주 산업 분석회사 유로컨설트의 ‘2023년도 정부 우주 프로그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투자액은 7억2300만달러인 반면 세계 1위 미국은 101배(732억달러), 4위권 일본은 6.4배(46억 53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일본 정치권은 우주 관계 예산을 증액해 매년 1조엔으로 편성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우주전략기금 창설을 포함해 8945억엔을 집행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1조엔 시대가 예상된다. 우주분야에서 오랜 기간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일본도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 안보 강화와 우주 경제 실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쯤에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2027년도 정부 예산 1조 5000억원 달성을 주요 지표로 규정하고 있다. 1조원에 안주하지 않고 예산 확대와 우주 거버넌스 변화에 맞춰 촘촘한 전략과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주항공청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기획-예산’과 ‘사업-개발’이라는 정책 체계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길 바란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 체계는 미묘하게 결정 단계에서 예산과 개발로 구분돼 있다. 우주 분야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개발 성공과 실패가 국민에게 직접 전달되는 특성이 강하다. 기획이 부실하면 새 예산을 태울 수 없고 성과 환류 없이 정책 확장이 어렵다.

우주청의 허니문 기간도 짧을수록 좋다. 산업화는 속도 조절과 제도적 지원을 하되 실력이 있거나 가능성 있는 업체를 선별해야 한다. 연구기관 여건 개선도 중요하다. 대학은 양적 확대보다 인재 양성의 전국적 조직화와 전주기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마지막은 고구려 얘기다. 2032년 달에 우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2045년에 화성에 태극기를 꽂기 위한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 고구려 역사의 주인공은 광개토대왕이고,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