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토리 만나고"...초췌한 얼굴로 구치소 간 尹, '구금 경호'

'3평' 독방서 첫 밤...윤 대통령 측, 체포적부심 청구
  • 등록 2025-01-16 오전 7:06:55

    수정 2025-01-16 오전 7:06:5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반려견 토리를 따로 만나고 대통령 관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1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직전 10분가량 방에 들어가 김 여사와 토리를 보고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당시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김 여사가 최근 일로 충격이 커서 잘 일어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여기 갇혀 있으나 거기 갇혀 있으나 밖에 못 나가는 건 매한가지 아니냐”며 “거기가 더 편할 수도 있다”고 했고, “내가 임기를 2년 반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체포해 정부과천청사로 데려온 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시간 넘게 공수처 조사를 받은 윤 대통령은 경호 차량을 타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차량 2열에 앉은 윤 대통령은 다소 초췌한 얼굴로 입을 굳게 닫은 채 창밖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무언가 가리킨 직후, 앞좌석 동승자가 햇빛 가리개를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과천청사를 출발해 서울구치소에 도착하기까지 불과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구금되면서 경호처는 전례 없는 ‘구금 경호’에 나서게 됐다.

그가 구금된 시설은 구속영장 결정 전까지 여타 피의자도 거쳐 가는 곳으로 10㎡를 조금 넘는, 3평 남짓 크기로 알려졌다. 칸막이 화장실에 텔레비전, 접이식 매트리스, 이불 등 최소한 도구만 제공된다.

윤 대통령은 사복을 입고 생활하며 24시간 CCTV 감시를 받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구금된 초유의 상황에서 어떻게 경호가 이뤄져야 하는지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대통령 경호처는 구치소 측과 세부 경호 수준과 방식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16일 윤 대통령을 다시 정부과천청사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 후 48시간 내인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 첫 조사가 끝난 직후 관할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공수처의 체포영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사를 청구받은 법원은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해 체포를 유지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체포적부심사가 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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