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미국 애브비의 치료제 ‘보톡스’(성분명 보툴리눔 톡신)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약 24억99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2조9488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48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
2020년 매출 47위를 기록했던 미국 얀센의 자이티가(24억7000만 달러)보다 보톡스의 매출이 많다. 하지만 이런 보톡스 매출은 피부 회복 화장품 부문(11억1200만 달러)과 치료제 부문(13억8700만 달러)을 합산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기록에서는 후순위인 48위에 랭크시켰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균이 생성하는 신경독성 단백질로, 신경근 접합부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방출되는 것을 방지해 근육이완성 마비를 유발한다. 보툴리눔 톡신에는 A, B, C1, C2, D, E, F, G 등 일반적으로 7가지 유형이 있으며, A형과 B형이 의료 또는 미용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슨대 앨런 스콧 박사 연구진이 보툴리눔 톡신 A형을 제조하는 데 성공해 최초로 사시 환자에게 주사한 것은 1977년이었다. 3년 뒤인 1980년 연구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A형의 임상적 유용성을 보고했다. 스콕 박사가 세운 기업인 오쿨리눔(Oculinum)이 회사명과 같은 이름의 보툴리눔 톡신 A형 제품을 198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사시와 안검경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FDA는 2002년 3~4개월에 한 번씩 성인의 미간 주름을 개선하는 피부 미용 용도로도 세계 최초로 승인됐다.
미국 엘러간(Allergan)이 1991년 오쿨리눔을 인수해 제품명을 지금의 보톡스로 바꿨고, 2019년 애브비가 엘러간을 630억 달러에 인수합병하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모든 합병 절차는 2020년 5월에 마무리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지난해 59억 달러(약 7조2540억원)이며, 2026년경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약 50%(32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엘러간의 보톡스가 미국 내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가 약 20%, 독일 멀츠의 제오민(Xeomin)이 10%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편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인 휴젤(145020)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먼저 휴젤은 국내사 중 최초로 관련 제품을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자사의 보툴리 눔톡신 제품 ‘레티보’(한국 제품명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올해 3월 FDA가 레티보에 대한 추가 자료를 휴젤에 요청하면서, 회사는 이를 보완한 연내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