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기업이 다시 지갑을 닫으며 현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 시행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협회(AFP)의 기업 재무담당자 조사에 따르면 새 행정부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기업 투자에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월 조사 때만 해도 기업이 현금 보유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올 1분기 AFP 현금 잔액 전망 지표가 마이너스 7까지 내려갔다.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이달 조사에서 많은 주요 기업이 다시 현금 보유에 나서면서 플러스 3으로 돌아섰다.
한편 미국 경기지표는 최근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의향지수나 기업의향지수처럼 이른바 ‘소프트 데이터’로 불리는 지표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실질소매 소비나 제조업 활동지수 같은 좀 더 실질적인 지표, 이른바 ‘하드 데이터’는 상승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