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금감면 언제?’…다시 지갑 닫는 美기업

기업 현금보유 의향 급등
  • 등록 2017-04-24 오전 7:45:29

    수정 2017-04-24 오전 7:45:2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기업이 다시 지갑을 닫으며 현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 시행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협회(AFP)의 기업 재무담당자 조사에 따르면 새 행정부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기업 투자에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월 조사 때만 해도 기업이 현금 보유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올 1분기 AFP 현금 잔액 전망 지표가 마이너스 7까지 내려갔다.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이달 조사에서 많은 주요 기업이 다시 현금 보유에 나서면서 플러스 3으로 돌아섰다.

이 조사를 총괄한 AFP의 크레이그 마틴은 “(트럼프가 취임한) 1월엔 많은 사람이 성장 기조에 대한 낙관론이 많았으나 이들이 최근 다시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달 설문에 답한 재무담당자 중 41%는 앞선 3개월 동안 현금 보유액을 늘렸다고 답했다. 유지, 감소했다는 응답은 32%, 27%로 이보다 적었다.

최근 잇따른 정책 좌초와 지지율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트럼프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최근 “정부의 의료 정책과 세금, 무역 정책 재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된 이후에야 투자자의 확신이 부분적으로나마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기지표는 최근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의향지수나 기업의향지수처럼 이른바 ‘소프트 데이터’로 불리는 지표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실질소매 소비나 제조업 활동지수 같은 좀 더 실질적인 지표, 이른바 ‘하드 데이터’는 상승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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