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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연보라빛 한복이 나풀거리며 봄을 부른다. 무용수가 춤으로 깨운 서정이다. 단정하게 쪽 찐 머리에 온화한 미소. 전통춤을 추는 무용수가 아니다. 발레리나가 튜튜를 벗고 한복을 입었다. 서양의 몸짓과 동양적 온화함의 만남.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김주원의 파격이다.
무대도 특별하다. 공연장이 아닌 미술관이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제3전시관에서 오는 29일부터 12월7일 열리는 패션포토그래퍼 박세준의 사진전에 판이 벌어진다. 전시 주제는 순응과 거부. 의상디자이너 이혜순이 지은 한복을 입은 발레리나 김주원과 김지영의 몸짓을 찍은 박 작가의 사진이 관람객을 찾아간다.
박제된 사진만 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니다. 이른바 전시와 공연이 만난 통섭프로젝트다. 김주원과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출신인 이정윤이 만나 ‘더 원’이란 공연을 전시장에서 한다. 발레와 한국무용의 만남은 전시 개막일인 29일 볼 수 있다.김주원은 “한복과 사진이라는 새로운 예술과 만나 발레리나로서 새로운 모습을 고정된 이미지로 담아내는 작업과 퍼포먼스로 연결되는 이 모든 것이 굉장히 설레는 작업이었다”며 기대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인 원일 감독의 유닛 프로젝트 ‘퍼큐시브 메인터넌스’(30일), 배우 박정자의 클래식 모놀로그 ‘여덟 개의 엄숙한 노래’(12월1일), 첼리스트 송영훈의 솔로 리사이틀(12월2일), 서울시립교향악단 현악 챔버팀 ‘앙상블 수’ 리사이틀(12월3일) 등이다.
연출을 맡은 남궁연은 “순응과 거부라는 주제를 명쾌하게 풀어낸 사진전뿐 아니라 사진전의 실험주제를 이어받은 9팀의 아티스트가 어떤 무대를 펼칠 것인가에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후 8시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다. 02-542-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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