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W페스타]이예랑 "누군가에게 미친 선한 영향력이 결국 세상 바꿔“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 연단에…
한국프로야구 최고 에이전트 이예랑 대표
'비선출' 불모지 한국 스포츠계에 입지 다져
"무식하고 용감하게…선수 숙소 앞 무작정 기다려"
  • 등록 2020-10-16 오전 8:00:00

    수정 2020-10-16 오전 8: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누군가를 움직이게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모두가 영웅이 아닐까 해요. 그 영향력이 모여 결국 세상을 바꾸죠.”

‘한국의 보라스’ 이예랑(42)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석을 앞둔 15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만의 영웅상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2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영웅은 어디에나 있다’(Hero, Everywhere)라는 주제로 열리는 W페스타에서 한국 스포츠계에서 비스포츠인 출신으로 자리 잡은 성공담을 이야기한다.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이 대표는 국내 최고 에이전트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다. 한국프로야구 스타 김현수, 박병호가 고객으로 있다. 야구팬들은 그를 계약 수수료만 600억원 이상을 챙긴 미국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한국 스포츠계에서 드물게도 선수 출신이 아닌 외부인이다. 특히나 폐쇄적인 한국 스포츠계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무식하고 용기 있게 정말 열심히 했다. 스포츠계에 인맥이 없다 보니 더욱 진입하기 어려웠다”며 “선수들 숙소 앞에서 무작정 몇 시간 동안 기다려 제안서를 전달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민폐지만 그때는 정말 간절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30대 중반이라는 이르지 않은 나이에 에이전트 일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교육·방송업 등 본격적으로 에이전트 일을 하기 전 쌓은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영외고를 나와 미국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SBS 라디오를 진행하는 등 프리랜서로 방송계에 몸담기도 했다. 그는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포츠계 인맥이 아니라, 전지훈련지에서 영어로 통화해줄 수 있는 사람 같이 어떻게 보면 정말 사소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선수 입장에 서서 최대한 이해하고 공감하려 한다. 그는 “될 수 있으면 선수 편을 들어주려 한다”며 “선수들은 우리가 겪은 평범한 학창 시절이 아닌 치열한 경쟁과 압박 속에 있었다. 우리가 20대에 이들만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살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치열하게 사는 그들을 보면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존중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코로나19 사태가 아쉽다. 스포츠 에이전트 입장에서 그는 “한국프로야구 순위싸움이 역대 급으로 치열하고, 도쿄올림픽까지 개최됐으면 최다 관중을 갱신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 때문에 변화에 발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무관중 경기를 지속하다 보니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할 창구가 제한돼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2018년 한국프로야구에서 에이전트 제도가 법문화됐다”며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법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e스포츠의 경우 여전히 임금체불이 존재한다”며 “단순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기도 하는데, 해당 국가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e스포츠는 역사가 짧은 만큼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전통 스포츠 체계가 절대 선은 아니므로 선수들, 부모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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