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은 한국ESG기준원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인 합병은 주주총회를 거치지만 소규모 합병은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가능하다”며 “지배구조 개편 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므로 비상장사 또는 계열사 합병 시 소규모 합병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흡수 합병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10일 CJ프레시웨이(051500)의 경우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 에프앤디인프라(비상장 법인)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에프앤디인프라는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 유통 사업을 위한 물류센터를 소유하고 있다.
같은 날 케이옥션(102370)도 비상장 자회사인 아트네이티브, 아르떼케이, 아트폼스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방식은 소규모합병이다.
케이옥션은 존속회사로 남고, 지분 100%를 소유한 아트네이티브 등은 합병 후 소멸된다. 케이옥션 측은 “종속회사로 유지함에 따른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이고 경영효율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도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100% 자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을 합병한다고 지난 3월 소규모 합병을 밝힌 바 있다. 에코프로글로벌은 2021년 9월 에코프로비엠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고, 유럽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투자 및 건설을 총괄하는 등 가족사들의 해외 진출을 주도해 왔다.
이 외에도 경영 자원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 경영 효율성 제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 등 목적으로 소규모 합병을 추진했다.
다만 전략적 관점에서 경기 침체 사이클 때 사업 단위를 조정하면서 중복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치는 경우가 많아 마냥 호재로만 받아들일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규모 합병은 자회사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모회사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5년 사이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에 나선 그룹사들이 많아졌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이를 정리하는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