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걷고 쓰기로 교육혁신, 사고력·창의력 키울 것”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인터뷰[교육in]
2022년 재선에 성공...‘읽걷쓰’ 교육 브랜드화
독서하고 걸으면서 생각한 뒤 글쓰기로 정리
학교에선 독서·질문·글쓰기로 수업혁신 바람
  • 등록 2024-09-21 오전 7:04:39

    수정 2024-09-21 오전 7:39:22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교가 교육과정 중심으로 읽걷쓰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사진=인천시교육청 제공)
도 교육감은 교육 혁신의 원동력을 독서와 사고, 글쓰기에서 찾고 있다. 인천교육청이 2023년 ‘읽걷쓰’(읽고, 걷고, 쓰기)를 도입한 배경이다.

도 교육감은 2022년 6·1지방선거에서 인천에선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2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그는 ‘책 읽는 도시, 인천’이란 독서문화사업을 ‘책 읽는 도시 인천, 글 쓰는 인천’ 정책으로, 2023년에는 ‘읽걷쓰’로 확장했다.

읽걷쓰은 전인교육의 목적이기도 한 ‘지·덕·체’와 창의력·사고력을 동시에 배양하는 인천교육청의 교육철학이다. 도 교육감은 “학생들이 삶의 힘을 기르고 품격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식이 축적된 텍스트와 미디어를 이해해야 하며 이런 과정을 리터러시(문해력)라고 칭할 수 있다”며 “리터러시의 출발점은 독서”라고 강조했다.

도 교육감은 단순히 책을 읽는 ‘독서’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글쓰기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 아니라 내가 읽으며 생각한 것을 정리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타인과 소통하는 고차원적 능력”이라며 “읽기와 쓰기의 독립적 학습행위를 연결하기 위해 ‘걷기’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읽고,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을 글로 쓰면서 정리해보자는 의미다.

도 교육감은 ‘읽걷쓰’를 통해 교육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거 철학자들이 산책을 즐겼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고역량은 결코 책상에 앉아 길러지는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읽기 걷기 쓰기가 통합되고 융합돼야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정서·인격을 고루 갖춘 역량 있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했다.

인천교육청이 정책의 근간이 되는 교육철학으로 ‘읽걷쓰’를 강조하면서 학교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초등학교에서는 가정의 달인 5월에 △가족과 관련된 책 읽기(읽기) △도서관을 걸으며 도서 추천 글 보기, 선생님께 가서 질문하고 대답 적기(걷기) △그림책을 읽고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쓰기, 선생님께 편지 쓰기(쓰기) 등의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중학교에서는 ‘읽걷쓰’가 좀 더 심화된다. 한 중학교에서는 수필집을 읽은 뒤 주변을 걸으면서 소재를 찾고,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필을 써보는 교과 연계 수업을 진행했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학교 공간 혁신을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곳도 있다. 건축가와 학생회장의 제안을 받아 이를 이해하고(읽기), 친구들과 교정을 걸으면서 공간 혁신을 고민하고(걷기), 나만의 공간 혁신 제안서를 써보는(쓰기) 활동이 대표적이다.

도 교육감은 이러한 활동이 학생부의 충실한 관리와 입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입수시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부와 학교에서의 탐구활동”이라며 “내실 있는 학생부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교육과정의 변화이며, 교과수업의 변화이고, 창의적 체험활동 등 기타 활동의 혁신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도 교육감은 이어 “읽걷쓰 교육은 관찰·질문·탐구·행동하는 교육으로 단순히 학교에만 머물지 않고, 학교 안과 밖을 넘나드는 실천적 교육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자체의 변화를 돕고 있다”며 “오히려 이러한 주제 중심의 융합수업, 탐구수업,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 학습 등은 시간을 내서라도 학교들이 하려고 하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교육청은 앞으로도 ‘읽걷쓰’를 시민문화운동으로 확장하고 학교 교육혁신의 원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도 교육감은 “교육정책이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문화가 필요하기에 읽걷쓰를 시민문화운동으로 함께 전개하고 있다”며 “읽걷쓰를 도입한 지 1년 반 정도가 지나고 있는데 관찰, 질문, 탐구, 행동 중심의 깊이있는 수업으로 학교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온 2년은 미래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교육을 위해 도약해 온 시간”이라며 “앞으로의 2년은 앎과 삶이 통합되는 교육, 배운 것으로 살 수 있는 교육, 삶의 힘이 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할 것이며, 이 중심에 읽걷쓰가 자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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