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1기 행정부 무역실장을 지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 전무이사는 ‘한미 통상관계 변화와 한국기업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권한과 추진력을 얻었다”며 “공약은 취임 후 빠르게 실천될 것이고, 특히 대중국 관세율 60% 부과는 미국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은 만큼 신속히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견고한 한미 관계를 고려해 한국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트럼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철저한 사람(transactional man)”이라며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장벽 완화,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미국이 관심을 가지는 어젠다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현행 보조금 정책에 대해 하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인 반도체 육성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트럼프가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연방의회를 통과한 법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바꿀 수는 없고, 연방정부의 보조금 정책의 수혜를 입는 지역 상당수가 공화당 지역구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두 법의 폐기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정책에 대응해 미국 정부에 명확하게 소통해야 할 내용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되는 분야는 보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요청하고, 한국과 미국이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의제를 발굴하는 등 미국과 우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신현우 한화 사장, 김동욱 삼성전자(005930) 부사장, 박훈 SK 부사장, 류근찬 HD현대(267250) 부사장, 김성태 두산 부사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이사 등 주요기업 대표 및 임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참석했다.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을 통해 미국 함정에 한국산 기자재 납품이 허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는 의견도 있었다. 방산분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RDP는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로, 체결국 상호 간 조달 제품 수출 시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협정이다. 그 밖에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시 수출입은행 중심의 획일화된 구조에서 시중은행, 산업은행 등 지원처를 다양화하고, 국내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가 차원의 보조금이나 세제지원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은 “트럼프 2기 통상 현안 대응을 위해서는 기업, 국회, 정부 간 ‘원팀’이 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