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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시바가 반도체 부문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위한 미국 협력사 웨스턴디지털(WD)과의 협상을 이달 중 타결을 목표로 막판 조율에 나섰다고 밝혔다고 23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 결과를 기다려 오던 SK하이닉스(000660)의 도시바 반도체 매수 가능성은 더 적어지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큰 틀에서의 의견일치도 본 것으로 알려졌다. WD가 일본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등과 손잡고 공동 매수한다는 것이다. 성사된다면 쌍방 간 진행 중이던 각종 소송은 모두 취하된다. 도시바는 이달 중 합의와 함께 최종 계약과 이사회 승인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악의 자금난에 빠져 시간에 쫓기는 도시바로선 이번 협의에 실패해 반도체부문 매각이 지연되면 올 초 세웠던 회사 회생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야 하는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이는 곧 SK하이닉스에 도시바메모리 인수 기회가 희박해졌음을 뜻한다. SK하이닉스는 올 6월 말 이른바 한미일연합에 합류하는 형태로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갈 길 바쁜 도시바의 ‘변심’이 기정사실화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이와 관련해 정식 계약은 맺지 않았다.
한편 도시바는 2015년 회계부정 사태에 이어 지난해 12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7조원대 손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역대 최악의 자금난을 맞았다. 이에 올 초 반도체 부문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결정하고 6월 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했으나 도시바의 협력사인 WD의 반대로 현 상황이 됐다. WD는 도시바와 50대 50 합작법인을 설립해 일본 내 요카이치(四日)시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