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진출한 한국 미용실·피부관리점포에서는 서울보다도 비싼 가격을 내걸고 이곳 중산층을 상대로 영업 중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업이 떠난 자리에 중국 소비자를 노린 한국 유통소비재 기업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 내 백화점·대형쇼핑센터의 빅뱅
롯데가 중국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이곳 고급 소비 계층 확산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왕푸징 상권에 모인 중국의 신(新) 중산층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짝퉁 시장'을 찾지 않는다. 베이징 시내 백화점 시장 성장률은 매년 20%가 넘는다.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2000년 444조 원에서 2006년 915조 원으로 급증했다.
시장이 커지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까지 백화점·쇼핑몰 등 대형 쇼핑센터 42개가 영업 중이었지만, 올 들어서만 40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베이징에서 82개에 달하는 대형 쇼핑센터가 생존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학원·미용실도 초고가 전략
중국 중산층을 노린 한국기업 진출은 백화점뿐 아니다. 지난해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의 어린이 놀이과학체험관인 씽크타운 이용 가격은 서울 수준을 넘어섰다. 이곳 씽크타운 1회 방문 가격은 120위안(약 1만6000원). 한국에서 받는 가격(1만2000원)보다도 높다. 상하이 씽크타운의 경우 하루 25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찾아온다. 이곳에서 만난 셔하이잉(石海英·32)씨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아이와 함께 와서 시간을 보낼 정도의 여유는 있다"고 말했다. 타이완 출신 중국 씽크타운 샤홍위(夏弘禹) 총경리는 "어린이 놀이체험시설 시장은 200억 위안(2조6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산층의 소비 수준이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한국 브랜드를 들여왔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그럼에도 중국 중산층 소비시장 진출은 기회이자 위험이다. 국내 의류 브랜드 '잇미샤'를 중국에 들여온 베이징백산유한공사 조동섭 사장은 "중국 주요 도시의 소비자들은 유럽 미국의 고가품을 찾을 정도로 소비 수준이 높아졌다"며 "이제 중국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겨뤄야 하는 치열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한국 기업엔 기회라는 목소리도 높다. 롯데백화점 안세영 베이징 점장은 "같은 건물에서 명품·스포츠용품·인테리어기구·식품 등을 한꺼번에 원스톱 쇼핑하는 한국 백화점식 매장 구성에다 한국식 서비스를 덧붙인다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