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전 대표 엣진行…툴젠, R&D총괄 대표 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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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김영호 전 툴젠 대표는 지난달 말 엣진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툴젠에서 임기 만료일인 6월26일까지 근무했고 이후 바로 엣진 대표로 선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김진수 교수와 김 교수의 아내인 김화정 씨가 설립해 같은 해 9월부터 박정은 대표이사가 경영해오던 엣진은 이로써 지난달 말부터 박정은·김영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전자 편집 분야 석학인 김진수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1999년 툴젠을 설립했지만 2005년 서울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7년에는 툴젠의 비상임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지금은 툴젠의 고문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샤르코마리투스(CMT)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TGT-001’와 차세대 CAR-T 세포치료제의 임상진입이 늦어지고 미국 특허분쟁이 지연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걷자 지난해 말부터 소액주주들이 김영호 대표의 재선임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는 자진 사임의사를 밝혔다.
현재 툴젠의 단독대표인 이병화 대표는 한국장기신용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권 출신으로 마크로젠, 엠지메드 등 바이오벤처 두 곳의 대표이사를 거친 경영전문가다. 툴젠의 연구개발(R&D)을 사실상 총괄해왔던 김영호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툴젠은 김영호 전 대표의 자리를 채울 새 대표이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지난해 회사에 합류한 유용동 치료제사업본부장(전무)와 이정준 플랫폼연구소장이 R&D를 맡고 있다. 툴젠 관계자는 “김영호 전 대표이사는 치료제사업본부와 플랫폼연구소를 모두 총괄했지만 김 전 대표 사임 이전에 유용동 전무를 영입했고 지금은 치료제사업에 한해 유 전무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 김진수 교수 설립한 레드진·엣진에 2억·4억 투자
지난해 4월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직에서 내려온 김진수 박사는 사임을 전후해 유전자가위 기술 기반 바이오벤처 3곳의 창업에 관여했다. 이 3개사가 △레드진 △엣진 △그린진이다. 툴젠을 창업해 대표이사를 지낸 김진수 교수는 과학자의 창업을 적극 권장해왔다. 지난 4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모더나를 창업한 로버트 랭거 교수도 모더나를 포함해 40개 회사를 창업했다”며 과학자 창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진수 교수는 3월 말 기준 툴젠에서는 2대 주주로 68만여주(지분율 8.6%)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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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은 김 교수가 소속된 3개 회사 중 레드진과 엣진에 수억원대 투자도 잇따라 집행했다. 툴젠은 레드진에는 2억원, 엣진에는 4억원을 투자하며 각각 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김영호 전 툴젠 대표까지 엣진으로 이동하면서 두 회사 간 협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툴젠 관계자는 “툴젠은 크리스퍼-카스9 기반, 엣진은 3.5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베이스 에디터를 일부 활용해 1·2세대 기술인 징크 핑거 및 탈렌 기반으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교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라며 “당장 구체화된 것은 아니나 유전자 교정과 관련된 산업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일부 지분투자를 한 것이고 이런 부분에서 (엣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