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AI 10조엔 지원…‘도쿄일렉트론’ 주가도 끌어올릴까

[주목!e해외주식] 日 도쿄일렉트론
시장 기대치 웃도는 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
실적 가이던스 추가 상향 등 탄탄한 실적 자신
“실적 회복·日 정부 부양책 등 투자의견 긍정적”
  • 등록 2024-11-16 오전 7:30:00

    수정 2024-11-16 오전 7:3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도쿄일렉트론(TEL)이 탄탄한 실적에도 미국의 중국 첨단 반도체 산업 규제 확대 우려에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할 정도의 실적과 일본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벗어나리라고 보고 있다.

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도쿄일렉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90엔(1.32%) 오른 2만 2300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4월 4일 주가인 4만 860엔과 비교하면 45%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사진=AFP)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전 공정(웨이퍼에 회로를 만드는) 제조 장비 세계 3위 업체로 꼽힌다. 일본 내에선 최대 규모다. 도쿄일렉트론의 반도체 제조 장비는 다양한 프로세스에 대응하는 폭넓은 라인업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일렉트론은 이를 앞세워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7~9월)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5665억엔, 같은 기간 영업이익으로 54.1% 늘어난 1481억엔을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과 주당순이익도 각각 60.9%, 62%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기록이다.

문승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웨이퍼 제조 장비 시장은 강력한 인공지능(AI) 수요를 기반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2025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선단 파운드리 설비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AI 부문에 2030년까지 10조엔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 역시 도쿄일렉트론엔 호재로 풀이된다. 일본은 2030년을 목표로 반도체·AI 기술 개발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도쿄일렉트론은 2025회계연도의 실적 가이던스를 추가 상향 수정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2조 4000억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 늘어난 6800억엔이다. 기존 대비 매출액은 1000억엔, 영업이익은 530억엔 늘어난 규모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규모이자 2년 만에 최고 이익 경신 전망이다. 연간 배당도 전년 대비 178엔 늘어난 571엔(배당성향 50%)으로 증액하면서 700억엔 상한의 자사주 매입도 공표했다.

중국 매출액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8.6%포인트 감소한 41.3%를 기록하며 기존 전망 대비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나 해당 감소분은 증가하는 AI 매출액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중국 매출액 비중은 앞으로 30% 수준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쿄일렉트론은 미·중 갈등 심화, 중국 경기침체 지속 영향으로 지지부진한 주가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실적 V자 회복과 사상 최고 이익 경신 전망,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을 바탕으로 중장기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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