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디서 뽑지" ATM 찾아 삼만리…6년새 1.4만개 사라져

관리 비용 부담 내세워…“공공성·소비자 접근성 무시”
은행 점포 폐쇄 수 1003개…신한은행 179개 가장 많아
  • 등록 2024-07-24 오전 8:58:17

    수정 2024-07-24 오후 7:21:27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금융 접근성을 위해 무분별한 은행 점포 폐쇄를 제한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철수는 여전히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용 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은행권 설명이지만 고령층 등의 금융 소외계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6년간 철수한 ATM은 총 1만 4426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102개, 2019년 2318개, 2020년 2770개, 2021년 2506개, 2022년 2424개, 2023년 1646개, 올해(~6월) 660개가 사라졌다. ATM 철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4468개·31.0%)다. 이어 경기도(2847개·19.7%), 부산시(1179개·8.2%) 등의 순이다.

은행들은 ATM 관리나 냉난방비 등 유지 비용 문제를 들어 ATM을 대대적으로 철수시키고 있다. 모바일 뱅킹 급증과 현금 사용량 감소 등을 고려하면 ATM 축소는 자연스럽다는 분석도 있지만 은행 점포 폐쇄와 맞물리면서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과 편의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폐쇄된 은행 지점 수는 1003개로 집계됐다. 폐쇄 지점 수는 2020년~2022년 매년 200곳이 넘었다. 다만 2023년 97개, 올해(~6월) 43개로 그 속도는 현저히 줄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3년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 점포 폐쇄 과정을 더 까다롭게 만들면서 은행권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 지점 폐쇄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79개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161개), 국민은행·하나은행(각 159개) 등 순이었다. 은행 지점이 가장 많이 폐쇄된 지역은 서울시(404개·40.3%)이며 다음으로 경기도(176개·17.5%), 대구시(70개·7.0%) 등의 순이다.

강민국 의원은 “은행이 적자 경영도 아닌데 비용 효율화와 비대면 은행 거래 증가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점포를 폐쇄하고 ATM을 무더기로 철수하고 있다”며 “은행이 지켜야 할 공공성과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무시한 처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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