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큰 변동성에 시달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익 개선 속도보다 금리 상승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이익 개선 속도보다 빠른 금리 상승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성 구간 통과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큰 바탕에는 경제 회복 기대가 있어 일부 조정을 거친 후 이익 성장을 주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5% 하락하면서 2994.9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하회한 건 1월 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재확인했지만, 홍콩 정부가 홍콩 주식거래에 대한 인지세(거래세)율을 기존 0.10%에서 0.13%로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동성 축소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에 중화권 증시와 한국 증시가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 연구원은 “24일엔 고 주가수익비율(PER) 주식을 중심으로 낙폭이 두드러졌다”며 “상승세가 강했던 중국 백주(白酒)업종을 비롯해 기술주, 신재생에너지의 낙폭이 컸고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의 약세가 강했다”고 짚었다. 성장주는 미래의 현금흐름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할인율 상승·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해 최근 금리 변동성이 불편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최 연구원은 또 “팬데믹 회복 국면을 주도하며 성장주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했기 때문에 추가 모멘텀 부재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홍콩 이슈는 단기적 영향으로 제한될 것이란 판단이다. 최 연구원은 “홍콩은 재정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고 팬데믹 대응 부양책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내세웠다”며 “홍콩증시 거래 위축 자체는 한국에는 제한적인 변수이지만 홍콩에서 나가는 중국계 자금이 부채관리와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경제 정상화 이후 증세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높아진 주가에 당분간 변동성 구간을 거칠 것이란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고점을 경신하고 박스권을 이어오면서 거래대금도 감소하는 등 자산가격 이후 변동성 확대가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 국면을 지나갈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실적 장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이어 “양적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주식의 상대 매력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라며 “펀더멘털 개선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어 일부 조정을 거친 후 이익 성장을 주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