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방마다 냉방가전을 설치하는 ‘방방냉방’ 트렌드에 맞춰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재진출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올해는 시장에 다소 미지근하게 대응하고 있다. 양사 모두 생산을 조절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2024년형 신제품도 내놓지 않았다. 창문형 에어컨의 트렌드가 지나며 에어컨 핵심 제품인 스탠드형 모델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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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은 현재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윈도우핏 신제품도 따로 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선보인 2023년형 윈도우핏을 판매하다가 그간 남은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통상 에어컨은 여름 성수기가 오기 전 재고를 가득 쌓아둔 후 주문이 들어오면 출고한다. 여름이 아직 한창인데도 재고를 추가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창문형 에어컨 생산을 늘릴지 불투명하다”며 “현재로선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봤다.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지난달 14일 창문형 에어컨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 신제품을 출시했다. 다만 재고를 대폭 확충하기보다는 시장 수요를 적정 수준에서 소화하는 정도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에 LG전자 창문형 에어컨은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한 고객 A씨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알아봤지만 삼성전자는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고 재고도 없어 LG전자로 눈을 돌렸다”며 “LG전자마저 생산 지연으로 배송이 두 차례 정도 지연됐다”고 언급했다.
| LG전자 2024년형 휘센 엣지 창문형 에어컨.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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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적극 대응했었다. 방방냉방 트렌드가 가전업계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십수년 만에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다시 진출한 만큼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창문형 에어컨 시장의 성장 한계와 더불어 방방냉방 트렌드가 저물어가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는 에어컨 핵심 제품인 스탠드형 모델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 확대가 어려운 창문형 에어컨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스탠드형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탠드 에어컨은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10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더구나 올해는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 가전을 밀고 있어 스탠드형 에어컨 교체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창문형 에어컨은 트렌드성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꾸준히 밀고 가기는 힘들다”며 “재작년과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한 고객들의 교체주기가 도래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창문형 에어컨은 이제 살 사람은 웬만큼 구매해 시장 확대가 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가전 화두는 AI인 만큼 이를 접목한 에어컨 핵심 모델로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