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면서 비공식적인 100달러 유가 목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2% 이상 급락했다.
|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석유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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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비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던 배럴당 100달러 유가 목표를 포기하고 원유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12월부터 다시 원유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우디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경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그간 유가를 100달러를 유 지하는 목표를 세워왔다. 해당 계획에는 미래형 도시인 ‘네옴시티’ 외에도 수도 리야드에 2030년까지 활주로 6개를 갖춘 ‘킹 살만 국제공항’ 건설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그간 감산을 해왔다. 사우디는 지난 2년간 자체 생산량을 하루 200만 배럴 감축했다. 이는 OPEC+ 회원국의 감산량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사우디는 현재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인 하루 89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감산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자 방향을 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다른 생산자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계속 양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증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2% 이상 급락했따.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7.67달러로 전장 대비 2.02달러(2.90%) 급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60달러로 전장 대비 1.86달러(2.5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