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소장들 "고환율·고관세 이중고…경기부양 정책 필요"

대한상의, 기업 경영경제연구소장 초청 간담회
경제 불확실성 커…환율상승 가장 큰 리스크
국가 신인도 관리·예산 조속 집행 등 필요성 강조
  • 등록 2024-12-19 오전 7:30:00

    수정 2024-12-19 오전 7:30:0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와 국회가 상호 공조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해외 정부·기업·투자자에 지속적으로 보내줘야 합니다.”

“최근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수입비용 증가로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됩니다.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되는 규제 신설·강화는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 최근 국내 상황 변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주요 기업연구소장들은 매크로 지표 및 국가 신인도 관리, 예산 조속 집행,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8개 기업 경영경제연구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처=대한상공회의소)
기업연구소장들은 가장 큰 대내 리스크로 환율 상승을 꼽았다. 이들은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민간소비 냉각, 기업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투자 및 고용 위축 등 내수 경제 부진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비우호적 대외환경으로 수출경쟁력마저 약화된다면 향후 수년간 한국 경제 반등 모멘텀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까지 상승해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강달러, 미중 갈등 심화 등 구조적 경제 펀더멘털 악화가 누적된 상황에서 국내외 정치상황이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연구소장들은 “한국 경제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라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금융·외환시장 안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국회가 국정운영 안정에 힘쓰고, 거시 지표 관리, 대외 신인도를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경제정책을 진행하고, 재정 조기집행 등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의 신설·강화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변화에 대해 강연을 했다. 서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보편관세 부과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과거 닉슨 대통령 시기의 사례를 볼 때 보편관세는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고, 추후 무역적자 해소 등을 위해 보편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칩스법) 등 보조금 정책 폐지에 대해서는 “법안 처리 절차를 고려하면 IRA가 칩스법보다 폐기 가능성이 높다”며 “필리버스터의 적용을 받는 칩스법은 사실상 폐기가 어렵지만 IRA는 예산조정절차에 따라 단순다수결로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감세 및 일자리법(TCJA) 연장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어 IRA 폐기 논의는 미국 의회 절차 규칙상 2026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연구소장들은 “전기차 산업과 관련해 생산자 제조시설 보조금 축소, 폐지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유관업체 니즈 파악, 정책 변동 모니터링 등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컨트롤타워를 단일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이 본연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는 예정된 경제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 부담 법안은 자제하고 무쟁점 경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등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국회, 정부, 경제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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