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바지 걷고 배수로 뚫은 민소매 男…알고 보니 ‘도의원’이었다

  • 등록 2023-08-25 오전 9:52:01

    수정 2023-08-25 오전 9:54:11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충북 청주시에서 기습 폭우가 내린 뒤 팔을 걷어붙인 한 시민이 배수구를 뚫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알고 보니 현역 도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SNS 캡처)
지난 23일 SNS 및 온라인 등에서는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라는 글이 관심을 받았다.

글 작성자는 “오늘 청주에 비가 한꺼번에 와서 이곳저곳 침수됐는데, 아저씨가 동네에서 배수구를 뚫고 다녔다더라”며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 남성이 민소매 차림으로 바지를 걷어붙이고 물이 무릎까지 찬 도로에서 빗자루를 들고 배수구를 뚫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동네 아저씨가 하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시민은 국민의힘 소속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졌다.

개신동에 사는 그는 이날 오후 3시 25분쯤 집 근처 서원구 개신오거리로 나서 “도로가 물에 잠겼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바지를 걷고 침수된 도로로 들어갔다.

박 도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이 지역에 큰 침수 사태가 있었는데 어제도 그때와 같이 흙탕물이 도로에 들어왔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배수구를 뚫는 일뿐이라고 생각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한 시민이자 도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더 열심히 도정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4시 사이 폭우가 내린 충북 청주시에서는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를 비롯해 진천군 등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비 관련 신고는 60여 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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