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현대무용단은 안무가 김보라의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을 오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 연습 장면. (사진=국립현대무용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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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에서 본 것’은 보조생식기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ies) 경험을 통해 기술-몸 집합체의 무용 예술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품이다.
김보라 안무가와 제작진은 오랜 기간 세미나를 진행하며 인간과 비인간 요소들이 결합한 ‘포스트휴먼적 몸’의 이미지를 탐구해왔다.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몸을 재조명하며 기술과 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무대 위에서 구현한다.
제목 속 ‘물’은 단순한 물(water)이 아닌 물질과 문제(matter)의 개념을 담고 있다. 물질로서의 몸은 기술과 얽히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물의 흐름처럼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된다. 다층적 관계 속에서 몸은 기술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형상으로 변화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무용의 언어로 표현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 연습 장면. (사진=국립현대무용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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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독특한 사운드 연출로 관객에 더 몰입감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객석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지만 무용수들은 연습실의 잡음과 기계음을 들으며 춤을 춘다. 이 설정은 안무가가 병원 복도에서 기다리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분리돼 있던 클래식 음악과 기계음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섞여 들리는 것처럼 관객은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흐려지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드라마투르그 윤민화, 사운드디자이너 장재호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김보라 안무가는 “‘내가 물에서 본 것’은 낯선 공생 속에서 ‘무한히 변화하는 몸’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번 안무의 열쇠는 다중적 존재로서의 몸에 대해 톺아 보면서 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 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 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 포스터. (사진=국립현대무용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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