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일본과 미국에 이어 베트남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을 방문한다. 국내 다수 기업들이 베트남 내 상당한 사업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경제사절단을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지난 3월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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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2~24일로 예정돼 있는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정에 앞서 국내 주요그룹 내부에선 행사에서의 비즈니스 협의를 위한 전략 짜기에 나섰다. 그룹 총수들이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으로 다수 기업이 베트남을 주력사업의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어 애로사항 협의 및 추가 투자계획을 내놓을지 검토에 나선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경제사절단을 꾸려 기업인들이 함께 방문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이같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베트남 박린과 타이응우옌 등 두 곳에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며 전체 연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는 1억80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가전의 경우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또 하노이에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연구개발(R&D)센터를 지었으며, 지난해 12월 준공식에 이재용 회장이 직접 참석한 바 있다.
LG 역시 하이퐁 지역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 베트남 생산법인뿐 아니라 35개 상당 협력사들이 산단을 형성해 가전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모듈, 카메라 모듈을 생산 중이다. 현대자동차도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인 현대탄콩을 통해 베트남 내수 시장에 집중해 승용차와 상용차 등을 생산 중이다.
| 지난해 12월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앞서 환담 중인 이재용 회장과 팜민찐 베트남 총리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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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경제단체는 대한상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다. 대한상의는 2일까지 베트남 내 무역·투자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을 상대로 베트남 경제사절단을 모집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국내기업의 베트남 시장진출을 지원하고 민간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베 비즈니스 포럼, 현장 업무협약(MOU) 체결, 1:1 비즈니스 상담회 등 경제인 행사를 통해 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 발굴 및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킹 협력관계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과 일본 경제사절단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같은 기업인 경제행사를 주도했다.
국내 그룹 총수들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오는 19∼21일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도 나선다. 20∼21일, 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될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선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0 엑스포 후보국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된다.
오는 11월 말 5차 경쟁 PT 후 BIE 회원국들의 비밀 투표로 개최지가 결정되기 전 이번 4차 PT가 회원국이 지지국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재계 총수들은 4차 PT와 리셉션 등이 열리는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는 등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