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가뭄 시 4대강 본류에서 확보한 수자원은 충분하지만 정작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과는 거리가 멀어 가뭄 대비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미, 달성, 합천창년 등 6개 보 하류측에선 누수 용출현상이 발견돼 보강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공개한 평가 결과에 따르면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16개의 다기능보 중 구미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 등 6개보의 하류측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발견됐다.
특히 달성보와 합천창녕보의 제방은 물막이(차수)가 필요할 정도로 누수 현상이 심각했다. 둑 높이기 저수지 중에서도 방류수로 인한 옹벽 및 제방 측면 침식이 발견돼, 보강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4대강사업의 가장 큰 이유였던 수자원 확보효과도 미미했다. 당초 13억㎥ 확보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확보 수량은 11.7억㎥에 불과했다. 가뭄시 4대강 본류(댐·저수지 제외)에서 사용가능한 수자원은 최소 3.99억㎥에서 최대 6.26억㎥로 추정되나, 수자원확보 지역과 가뭄시 용수부족 발생지역의 위치가 달라 가뭄시 4대강 본류 중심으로만 활용 가능해 상습 가뭄 지역에는 용수공급체계 구축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했다.
수질개선 효과도 크지 않았다. 보와 준설에 의해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수질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적됐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생태공원과 생태하천을 평가한 결과, 마스터플랜이 추구하는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농지를 없앤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획일적으로 조성한 결과 일부 습지생태계에 맞지 않은 식물을 심었고 생태하천의 직선화나 모래톱 상실로 서식처가 상당부분 훼손돼 생물상이 바뀌고 있었다.
김범철 조사위원장은 “정수장의 수처리 대책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수 처리된 수돗물의 경우 남조류 독소로 인한 위해성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조속히 보수방안을 마련하고 수질·수생태계의 변화와 하상변동 등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조사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