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나름의 해법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기술 성장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화웨이 로고(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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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상하이 지아통대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지난 3년 동안 미국 제재로 타격을 입은 제품의 1만3000개 부품을 중국산으로 교체하고, 4000개 정도 회로판을 재설계했다”면서 “회로판의 생산은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7일 지아통대가 이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공개됐다.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들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후 화웨이는 미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나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은 물론 기술 접근까지 차단 당했다. 핵심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화웨이가 결국 자국산 부품 교체 및 재설계 등을 거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런 회장의 발언을 검증할 수 없으나,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웨이가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런 회장은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기 위해” 화웨이가 지난해 연구개발(R&D) 분야에 238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해당 분야 지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화웨이가 ‘메타ERP’이라 불리는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런 회장은 전했다. 그는 해당 시스템이 내달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금융·공급망·제조 등 핵심 사업 운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화웨이가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챗봇 시장에 뛰어들 계획은 없으나 챗GPT가 유일한 시장 지배자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AI 기반 ‘컴퓨팅 파워 플랫폼’이 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