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아…‘흔흔하다’ 우리말 상표 정겹네[반갑다 우리말]

전국 곳곳서 한글날 기념 행사 봇물
유통가도 한글 장터 기획전
“한글아 놀자, 의미 되새겨요”
  • 등록 2023-10-09 오후 4:04:23

    수정 2023-10-09 오후 9:14:34

577돌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 한글박물관에서 한 어린이가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9일 577돌 한글날을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유통가는 제품명이 한글로 된 한정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우리말 상표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기획전 등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세종시 예술의전당에서 한글 관련 단체와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열었다. 한글날 경축식이 서울이 아닌 지역 도시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시는 마을 이름을 순수 우리말로 지어 사용하거나 한글 사랑거리를 조성하는 등 한글을 상징하는 대표 도시로 꼽힌다. 이날 행사에서는 훈민정음 창제의 의미와 한글 우수성 등을 담은 주제 영상 상영에 이어 훈민정음 머리글 낭독, 기념공연 등을 진행했다.

2021년 11월 9일 문을 연 국내 첫 공립 학글박물관인 경남 김해한글박물관은 이날 임진왜란 당시 순 한글로 작성한 최초 공문서 ‘선조국문유서’(1593년, 선조 26년)의 원본 유물을 공개했다.

국립국어원은 한글날을 맞아 10월10일부터 20일까지 양천중학교 등 서울시 소재 중학교에서 특별한 한글날 국어 교실을 운영한다. 한글날 국어 교실에는 국립국어원의 학예연구관, 학예연구사를 강사로 파견하며, 강의 주제는 ‘한글의 우수성’과 ‘문해력 향상’으로 꾸려진다.

도미노피자 한글날 피자 상자. (사진=도미노피자 제공)
‘한글의 우수성’ 수업에서는 훈민정음의 서문에 나타난 한글의 창제 배경을 살펴보며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 자주정신, 창조 정신 등을 생각해 본다. 또한 한글 창제 원리를 그림으로 배우며 한글이 왜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인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문해력 향상’ 수업에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해력 문제를 짚어 보고, 우리 일상생활에서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 등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해 본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은 “한글은 비단 읽고 쓰는 것이 쉬울 뿐 아니라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라면서 “한글날 국어 교실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한글의 소중함과 문해력의 중요성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늘보리 2023 한글날 특별판(사진=웅진식품).
유통업계에선 한글 제품 상품의 가격을 깎아주는 기획전을 열거나 우리말 한정 상품을 특별 제작해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긴다.

도미노피자는 대표색인 파란색 피자박스에 우리말 ‘흔흔하다’를 새겼다. 흔흔하다는 ‘매우 기쁘고 만족스럽다’는 뜻을 지닌 우리말이다.

웅진식품은 ‘하늘보리’의 한글날 기획상품을 판매한다. 기존 제품명 ‘하늘’ 글자에 기역과 니은을 더해 ‘한글보리’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제작했으며, 한자로 기재한 ‘차’ 역시 한글로 적용했다. 가수 박재범의 주류 브랜드인 원스피리츠 주식회사는 ‘원소주 오리지널 한글날 한정판’을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 제품 포장의 모든 영문 디자인을 한글로 교체한 것이 특징이다.

지마켓과 옥션은 한글날을 맞아 한글 이름 상표와 상품을 모아 최대 60% 싸게 판매한다. 행사 상품으로는 김치의 옛말인 ‘딤채’, 해가 가득 찬 들녘이라는 의미의 ‘해찬들’을 포함해 햇반, 해태, 좋은느낌, 풀무원, 오뚜기, 빙그레, 깨끗한나라, 참존 등 유명한 한글 이름 브랜드 상품들이 총집합했다.

원소주 오리지널 한글날 한정 기획상품(사진=원스피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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