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정부가 오는 26일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에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런 와중에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일본에서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인 주주환원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와 주목된다.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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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 90여명(국내 30% 해외 70%)을 상대로 일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사례와 주가 부양책 공시에 대한 의견을 인터뷰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현재 기업가치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치를 단편적으로 분석해 주가 부양책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PBR 1배 또는 ROE 8% 등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PBR·ROE 교차 분석 △일시적 시황에 따른 변동을 고려한 분석 △산업별 특성에 따른 비교 기업군 상대 평가 등 다면적 분석 결과를 고려해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는 대차대조표가 가치 창출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며 “일회성 또는 일시적 대응으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만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펀더멘털 강화와 자원의 적정 배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연구개발(R&D)·설비자산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성장 투자와 주주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절한 현금 배분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본의 사례는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책은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기재 △공시 우수법인 선정시 가점 부여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신규 지수·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계는 다음달 다수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등에 업고 주주가치 제고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KT&G, 삼양그룹,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주가 부양책보다는 엔화 약세와 저금리 정책, 기업 실적 회복 등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관점도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기 주주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