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려드린다는 게 굉장히 부끄럽다. 그래도 졸지 말고 잘 집중해주면 좋겠다.”
| (사진=숙명여대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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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재학생 영상 제작팀에서 만든 ‘교수님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숙명여대 유튜브는 여러 교수 인터뷰 영상을 만들어왔지만, 조회수는 1000~5000회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7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가 등장한 ‘교수님 ASMR’은 3일 현재 35만회를 돌파했다. 숙명여대 유튜브 구독자 1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조회수다.
교수님 ASMR이 화제가 된 이유는 이 콘텐츠가 ‘숙면용’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학교 마스코트 눈송이를 들고 초미세 나노소재 ‘양자점’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조곤조곤하고 작은 목소리에 누리꾼들은 “잠이 솔솔 온다”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정확히 양자점 시작하실 때부터 잤다” “숙대는 아닌데 숙면여대생으로 인정해 주시나요. 잠은 잘 자요” “교수님 진짜 ASMR 너무 잘하심. 목소리 안정감 대박이다. 잠 안 올 때 듣는 재생 목록에 넣었다”고 말했다.
영상이 인기를 얻자 2탄, 3탄도 만들어졌다. 지난 8월에는 경영학부 오명전 교수 ASMR이 만들어졌고 조회수 8만 3000회가 넘었다. 같은 달 권우성 교수가 다시 등장한 ‘화공생명공학의 모든 것’ ASMR 영상도 조회수 23만회를 찍었고, 지난달 수학과 서검교 교수가 찍은 수학 ASMR 영상은 조회수 2만회를 넘었다.
숙대 재학생 영상 제작팀 ‘숙튜디오’ 창단 멤버 이지연(24)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치른 뒤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수업만 들으면 잠이 잘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연주(20)씨는 “‘숙명여대가 아니라 숙면여대’, ‘교수님이 팅글에 재능이 있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팅글은 ‘기분 좋은 소름’이라는 뜻으로 ASMR을 듣다가 짜릿하거나 한번 더 듣고 싶어지는 부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