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활발…기술수출 가능성은?

파이프라인 7개 중 4개가 본임상 중…기술수출에 적극
유의성 확보 실패한 BBT-401는 제형 변경해 다시 도전
  • 등록 2023-04-27 오전 8:29:10

    수정 2023-04-27 오전 8:29:10

브릿지바이오 CI (사진=브릿지바이오)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브릿지바이오에 따르면 비소세포성 폐암치료 후보물질 ‘BBT-176’·‘BBT-207’,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BBT-877’·‘BBT-301’·‘BBT-209’, 궤양성 대장염 치료 후보물질 ‘BBT-401’, 안저 질환 치료 후보물질 ‘BBT-212 등 총 7개의 파이프라인 중 절반 이상인 4개의 후보물질이 본 임상에 돌입했다.

올해 말과 내년 말, 연이어 임상 완료 예정

먼저, ‘BBT-176’는 C797S 변이 겨냥 4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EGFR TKI)로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이다. BBT-176는 브릿지바이오가 2018년 12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확보한 물질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본 임상에 들어가면서 주목을 받았다.

폐암 중 80~85%의 환자들이 비소세포성폐암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타그리소나 렉라자 등 3세대 EGFR 저해제를 투여받는 경우 내성으로 C797S 3중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4세대 EGFR TKI인 BBT-176은 해당 돌연변이를 표적 치료한다. C797S 돌연변이로 인해 3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환자들은 연간 약 8000여명으로 추정된다.

BBT-176는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으로, 올해 말 주요 평가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투여가 마무리된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2차 평가지표 및 부작용 등에 대한 임상 데이터도 정리될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임상 1상을 마무리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1상 종료 회의를 신청하고 임상 2상 결과만으로 판매허가신청이 가능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 약물인 베타 파마슈티컬(Betta Pharmaceutical)의 C797S 포함 3중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 ‘BPI-361175’는 중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계획상으로는 올해 안으로 모든 투여가 종료될 예정인 만큼 속도전 측면에서는 BBT-176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최대 경쟁 기업 및 약물이었던 미국 블루프린트의 ‘BLU-945’는 임상 1상에서 C797S 표적 치료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타그리소와 병용요법으로 전환하고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에 대한 효과를 확인 중이다.

BBT-176과는 별개의 과제로 개발 중인 또 다른 4세대 EGFR TKI ‘BBT-207’는 이달 말 FDA로부터 임상 1·2상 승인이 이뤄졌다. BBT-207은 C797S 3중 돌연변이를 포함해 이중 돌연변이 등 다양한 돌연변이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1세대, 2세대 약물을 거치지 않고 바로 3세대 약물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BBT-207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브릿지바이오는 BBT-176와 BBT-207를 적극 기술수출해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방향을 틀었지만 블루프린트는 2021년 11월 중국 자이 랩(Zai Lab)에 전임상 단계인 ‘BLU-945’와 ‘BLU-701’를 약 7200억원에 기술이전한 바 있는 만큼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발성 폐섬유증 등 다양한 섬유화 질환에 관여하는 단백질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 ‘BBT-877’도 있다. BBT-877는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으나 불과 1년 뒤인 2020년 잠재적인 독성 문제를 이유로 반환됐다.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자체 개발에 나섰고, 기술 반환의 주요 이유였던 ‘잠재적인 독성’ 가능성을 분석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에 지난해 7월 FDA는 BBT-877의 임상 2상을 허가했다.

BBT-877의 임상 2상은 내년 말 종료될 예정으로, 브릿지바이오는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 기술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과거 2019년 기술도입에 관심을 보였던 업체 등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 임상 1상에서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바 있는 만큼 임상 2상에 들어간 현재는 더 큰 규모로 기술수출이 기대된다.

아픈 손가락 ‘BBT-401’…유의성 확보 실패

브릿지바이오 파이프라인 중 가장 임상이 앞서 있으며, 이미 대웅제약에 기술수출된 궤양성 대장염 치료 후보물질 BBT-401은 임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8년 12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체결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중국, 일본 및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22개 지역에서 BBT-401의 허가 및 사업권을 획득한 바 있다.

BBT-401은 지난해 11월 중국 임상 1상이 완료되면서 대웅제약으로부터 150만달러의 기술료를 취득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달 발표된 2a상 결과에서 위약 대조군의 임상적 반응률이 63.6%로 실제 약을 투여한 중용량군과 고용량군 54.5%보다 높게 집계돼 유의미한 효과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

1년 반 전인 2021년 10월에도 브릿지바이오는 BBT-401와 관련한 임상을 조기 종료한 바 있다. 당시 BBT-401는 경구용 제품과 직장투여 등 두 가지 형태로 개발 중이었는데, 개발 전략상 사유로 직장투여 제형 임상을 종결하고 경구용 제품 임상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경구용 2a임상에서도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제형에 대한 고민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임상에 사용된 경구용 BBT-401의 추가 제형개발을 바탕으로 한 후속 임상을 준비 중에 있다. 아직까지 제형에 대해 고민이 계속되는 만큼 한동안 BBT-401의 기술수출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모든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상 어느 단계에서든지 기술수출 하기 위한 협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수출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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