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로젠(00746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공장 인수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는 그동안 미국 현지 생산시설 인수를 위해 1차 입찰제안서를 매각 주간사에 제출했고, 최근까지 현지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 시 해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및 생산 계약과 의약품 인허가, 각종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도심에 인접한 부지에 위치해 있으며 약 23만㎡ 규모다. FDA 승인을 받은 생산시설로 항체의약품, 케미컬 의약품 완제 시설이 들어서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에이프로젠이 상업화에 성공하게 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실사를 마친 에이프로젠은 논의 끝에 인수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영권 매각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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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에이프로젠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투자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인수를 원하는 쪽과의 눈높이가 달라진 것은 맞다. 하지만 더 이상 매각 금액을 낮출 순 없다”며 “매각 금액이 주가랑 연결이 되는데, 상장 시점 대비 이미 반토막이 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자본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에이프로젠은 지난 2019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되면서 기업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353억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미국 생산시설 확보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대신 국내 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미국 공장 인수는 최대 시장 접근성과 바이오시밀러 제품 승인이 좀 더 수월하다는 측면에서 고려됐다. 실사 결과 부지도 넓고 시설 자체는 괜찮았다. 하지만 확장하려면 다시 FDA 승인을 받아야 하고, 기존 계약 물량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며 “해당 생산시설이 맺은 계약분으로는 2~3년 동안 적자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데, 차라리 국내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세계적으로 마땅한 생산시설 매물이 없다는 것도 에이프로젠의 미국 생산시설 인수 전략의 종결을 뜻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에이프로젠은 충북 오송에 37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최대 280만ℓ 항체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5위 규모 cGMP 생산시설을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기업가치 제고 총력...기술수출 1년 앞당긴다
이 대표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의 경우 기술수출 시기를 올해로 앞당겼다. 올해 1~2월 중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을 상대로 기술수출을 위한 미팅이 이뤄질 것”이라며 “시기를 앞당기게 된 이유는 바이오 시장이 너무 경색돼 조기 기술수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술수출 실적을 쌓으면 기업가치는 물론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펀딩도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수출을 위해 투 트랙 전략에 나선다. 이 대표는 “기술수출을 위해서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며 “1월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에서 바이오텍 쇼케이스를 통해 여러 미팅이 이뤄질 것이다. 또한 이와 별개로 기술수출 등 BD(사업개발)를 전문으로 연결해주는 에이전시들과 접촉 중이다. 이들을 통해서도 기술수출을 위한 다양한 미팅이 가능해 두 가지 전략으로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