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중국이 올 3분기 경기 회복에 승부를 걸면서 중국 소비 수혜주들이 다시 반등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경기 둔화 우려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오는 11월 대형 쇼핑 축제인 광군제의 선수요분 납품이 이달 시작되면서 소비가 본격 회복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베이징 본사에서 한 직원이 광군제 홍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8일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는 65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한 달 전인 8월8일(65만5000원) 대비 13.6% 하락한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11만7500원으로 전월(12만5500원) 대비 6.4% 떨어졌다.
중국에서 MLB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의류 업체
F&F(383220)는 지난 8일 14만6500원으로 한 달 전(15만2500원)보다 3.9% 하락했다.
휠라홀딩스(081660)도 지난 8일 3만450원으로 전월(3만250원)과 0.7% 상승해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이같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건 고강도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소비가 둔화한 영향이 크다. 중국 소비주들은 지난 6월 상하이 봉쇄 조치 해제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지만, 부분 봉쇄 조치가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7월 이후 다시 반락하는 경향이 커졌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잦은 코로나 검사와 이동 제한 조치는 중국 국민의 심리 불안으로 연결되면서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향후 소득 감소에 대비한 예비적 저축 성향 상승으로 이어지며 자생적이 소비 회복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소비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부동산 거래량이 위축되고, 부동산 디벨로퍼에 대한 디레버리징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물 경제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이 올 3분기를 기점으로 경기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뀔지 주목된다. 지난 6일 중국 국무원은 하반기 경제 안정 정책 브리핑을 개최하고 8000억위안(약 160조원)의 자금을 인프라 투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5월 33개 패키지 정책에 이어 하반기에도 19개 항목의 경제 안정 대책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에 지난 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8% 상승한 3262.05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도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의 하반기 주가 흐름은 소비 회복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11월 개최되는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 선수요가 이달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 흐름의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 실적과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 경기 및 소비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9월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추세적인 소비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F 등의 의류 업체들도 경우 가을·겨울(F/W) 시즌 매출액이 큰 데다, 중국 하반기 의류 소비가 저점을 찍고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5월 대비 7~8월 중국 내 의복 소매는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해 있는 F&F, 앞으로 진출할 더네이쳐홀딩스 등은 중국 내 사업 연차가 만 3년을 넘지 않았고 여전히 시즌 변경에 따른 신규 오더 수요 여력이 높다는 점이 기대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