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로봇이 빨래 개어주는 일상이 현실이 된다. 반려 로봇과 산책을 하고 어둑해진 저녁에 운동을 나가면 개인 드론이 머리 위를 따라오며 자동으로 조명을 비춰준다. 자율주행이 일상화된 이곳에서 도로를 오가는 차들은 운전석이 모두 텅 비어 있다.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 도시의 탄소 배출량은 ‘제로(0)’다.
세계 완성차 1위 업체 도요타가 만든 미래 도시 ‘우븐시티(Woven City)’가 베일을 벗었다. 아키오 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우븐시티 조성 현황을 발표했다.
|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래 도시 ‘우븐시티’를 소개하고 있다.(영상=김은경 기자) |
|
우븐시티는 도요타가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건설 중인 미래형 스마트 도시다. 도시의 첫 개념은 ‘CES 2020’에서 등장했다. 모빌리티 기업에서 벗어나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도요타는 2021년 우븐시티를 착공해 지난해 10월 1단계 준공을 완료했다.
이날 영상을 통해 공개한 우븐시티는 모든 것이 인공지능(AI)으로 초연결 사회다. 도요타 측은 “환경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설계를 통해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강조했다.
|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래 도시 ‘우븐시티’를 소개하고 있다.(영상=김은경 기자) |
|
사소한 것으로부터 삶의 질을 높인 예로 도요타는 로봇이 티셔츠 개는 모습을 소개했다. 아키오 회장은 “카메라로 로봇에게 티셔츠 접기를 가르치면 다음 날 로봇은 제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밤새 학습해 작업하는 법을 익힌다”며 “이것은 우븐시티에서 개발하고 테스트할 기술의 한 가지 사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과 자동 물류 시스템도 구축한다. 아키오 회장은 “솔직히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우리 팀이 자율주행 레이스카 2대를 보여줬을 때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뿐 아니라 우븐시티의 모든 교통수단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에 가깝게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래 도시 ‘우븐시티’를 소개하고 있다.(영상=김은경 기자) |
|
도요타는 우븐시티를 미래 기술을 가장 먼저 테스트하면서 상용화하는 실험실, 리빙랩(Lab)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여름부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스타트업과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을 초대한다. 향후 도요타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우븐시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이 도시가 도요타에 돈을 벌어다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괜찮다”며 “도요타가 우리의 공동 미래에 투자하고 배운 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면서 지구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도요타는 올가을 인구 360여명 규모의 1단계 우븐시티를 출범할 계획이다. 도요타 직원과 가족 등이 우선 입주를 시작한다. 1단계 출범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하는 2단계 도시는 인구 규모를 20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내년 이후에는 일반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더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