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효과’ 어디로…LG이노텍 실적 눈높이 '하향'

3Q 매출 5조 턱걸이…영업익 2618억 전망
주목받은 아이폰16, 성적은 기대 이하 분석
"R&D 집중해 기판·전장 다각화 속도 내야"
  • 등록 2024-10-20 오후 3:15:52

    수정 2024-10-20 오후 7:05:34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의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가운데 ‘아우’인 LG이노텍(011070)도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가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20일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LG이노텍의 3분기 매출액은 5조1833억원, 영업이익은 2618억원으로 추산된다.

고부가 폴디드줌을 탑재하는 아이폰 모델이 늘어나는 만큼 지난해보다는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망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약 3개월 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가 각각 5조5108억원, 2921억원이었고 1개월 전에는 5조2570억원, 2958억원이었다. 이는 아이폰16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대비 12.7% 줄어든 규모다. 올해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 생산도 전작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가 8800만~8900만대 출하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전작 생산량 9000만~9100만대보다 낮췄다.

아이폰16 수요가 예측을 밑도는 건 인공지능(AI) 기능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6월 자체 생성형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으나 아이폰에는 이달 말 적용될 예정이다. 애플 인텔리전스 및 음성비서 시리와 챗GPT의 통합도 계획돼 있지만 이르면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대비 아이폰16 상위 모델의 수령 기간이 짧아졌다”며 “사전 구매만을 고려할 때는 (흥행 여부는) 아쉬워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아이폰16 일반 모델(사진=애플)
애플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애국소비’가 지속하는 점도 LG이노텍으로선 악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장조사업체 시노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중국 본토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애플을 넘어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화웨이가 애플을 추월한 건 46개월 만에 처음이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직후 중국에서 할인 판매에 나서는 등 중국 소비자 잡기에 혈안이지만 애국소비 열풍을 꺾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전체 매출에서 애플 비중이 큰 LG이노텍으로선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부가 반도체기판과 전장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하며 애플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열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을 받는 아이폰 부진과 더불어 애플의 판가인하 압박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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