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얹어 사던 롤렉스·파텍필립, 황금기가 저물고 있다

모건스탠리·워치차트 “고급시계 중고가격 하락할 것”
유명시계 60개 시장가격, 올해 상반기 들어 5% 내려
블룸버그 “경기 불안·암호화폐 폭락, 수요 급격히 줄어”
  • 등록 2023-07-26 오전 10:08:30

    수정 2023-07-26 오전 10:08:3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세계에서 초고가 시계 브랜드로 유명한 롤렉스·태그호이어·오메가 등은 시중 판매가격보다 중고가격이 오히려 비싼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넘치다 보니 이른바 ‘리셀(재판매)’ 과정에서 웃돈이 얹혀지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고급 시계들의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계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롤렉스 부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전에 소유했던 롤렉스·파텍필립·오데마피케 등 시계의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고가 시계의 중고 시세를 조사하는 워치차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고급 시계들의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워치차트의 종합시장지수는 올해 상반기 들어 약 5% 하락했다. 해당지수는 상위 10개 시계 브랜드 중 가장 많이 거래되는 60개 시계의 가치를 추적하는 지표다.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시계는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15300ST다. 현재 시장 가격은 3만5585달러(약 4551만원)로 6개월 전보다 16.7% 하락했다.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152020ST는 6만8686달러(약 87823만원)로 같은기간 14.5% 내렸다.

이어 파텍필립 노틸러스 5990/1A(13만5657달러)가 12.1%,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4500V/110R-B705(6만4696달러) 11.3%, 파네라이 루미노르 PAM104(3843달러) 10.4%, 파네라이 루미노르 PAM233(3843달러) 10.4% 등 순으로 낙폭이 컸다.

해당 지수에 포함된 시계 중 가장 고가는 파텍필립 노틸러스 5980/1R로 20만5047달러를 기록했다. 한화로 2억6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이 시계의 시장가격은 6개월 전보다는 1.1% 올랐지만 최근 3개월간에는 0.5% 내렸다.

시계 중고시장의 총 공급량은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재고 수준은 높은 상태다. 특히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고 금융시장도 호황이었던 2021년에는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와 암호화폐 가격 폭락으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최고급 브랜드 시계가 소매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매장에 대기 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장 가격이 상승하고 중고 거래가격은 내려가면서 소매가 이하로 거래되는 시계 또한 증가세다.

모건스탠리와 워치차트는 중고시장에서 소매가 이상으로 거래되는 시계의 비중을 살폈다. 롤렉스의 경우 2월 23일에는 112개의 시계 중고가격이 소매가보다 높았지만 7월 23은 89개로 줄었다.

파텍필립은 웃돈을 줘야만 중고 거래가 가능했던 시계가 같은기간 47개에서 43개로 감소했다. 바쉐론콘스탄틴의 경우 같은기간 15개에서 8개로 감소폭이 컸다.

최근 6개월간 주요 시계 시장가격 하락폭 추이. (사진=워치차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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