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올해부터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전기차 핵심 기술인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등 주도권을 쥐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 지난해 7월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 내에 준공된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험동’ 전경.(사진=현대위아) |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위아(011210)와
한온시스템(018880)이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기술·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은 전기차의 주행거리, 편의 기능 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전기차 에너지원인 배터리 효율은 온도에 따라 좌우된다. 배터리와 모터 등 차량 내부 발열뿐만 아니라 외부 온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차량용 배터리 열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가 전기차의 성능을 직접 결정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지난해 7월 경기 의왕연구소에 열관리 시험동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에는 관련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조직을 독립 신설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뿐만 아니라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공조 시스템까지 차량 내 모든 열을 통합해 관리하는 통합열관리시스템(ITMS)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성과도 냈다. 지난해 5월 냉각수 허브 모듈 시장에 진입한 현대위아는 즉각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양산에 나섰다. 해당 부품은 현대차 코나 EV, 아이오닉 6와 기아 EV9, 북미향 EV6 등 그룹 내 주요 전기차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온시스템 공장.(사진=한온시스템.) |
|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주에 1163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열관리 솔루션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 공조 부품을 만들며 쌓은 기술력을 발휘해 전기차 부품 시장 장악력을 유지할뿐만 아니라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온시스템은 전략 부품인 ‘히트펌프’를 바탕으로 전기차 열관리 모듈을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하며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매출 내 전기차 부품 비중도 30% 안팎으로 추산된다.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부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할 것을 앞두고 부품 기업들이 기술과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고 본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요가 주춤할지라도 신차 절반 이상이 전동화 차량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양산차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차 부품 기업도 이에 맞춰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의 국면일 뿐”이라며 현대위아는 내연기관 부품 사업을 대체하기 위해 열관리 시스템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한온시스템의 경우 과점적 위치를 활용해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