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탄핵정국 속 美·中 등과 대화채널 복원 속도

한·미 외교·안보일정 재개…외교장관 회담도 추진
조태열 장관, 왕이와 통화…신임 中대사 이번주 부임
국제금융협력대사 등 임명해 경제외교 스킨십도 강화
  • 등록 2024-12-25 오후 3:15:31

    수정 2024-12-25 오후 7:02:3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외교당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여는 게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계엄 등으로 멈춰 섰던 한·미 외교·안보 일정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3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비상계엄 선포로 무기한 연기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NCG 도상훈련(TTX)가 대표적이다. 한·미 두 나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를 마치는 다음 달 20일 전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NCG 회의·훈련이나 외교장관 회담 모두 아직 구체적일 일정은 유동적이다.

외교당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위급 대화를 성사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선 상황에서 양국 간에 틈새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측과) 취임식 이전에도 소통할 것이고 이후에는 조속히 외교장관 등 고위급에서 신행정부와 접촉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 측이 희망하면 한 권한대행과 통화나 대면 회동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에 아직 우리 정부 인사를 공식 초청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외교도 다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APEC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왕 부장도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중 외교 수장이 통화한 건 비상계엄 사태 후 처음이다.

오는 27일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부임하면 한·중 간 대화는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자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공을 들여왔는데 계엄과 탄핵으로 헛수고가 돼선 안 된다는 게 정부 인식이다.

정부는 경제외교 강화도 강조하고 있다. 계엄·탄핵 정국으로 한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요국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에 한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알리는 등 대외신인도 관리를 맡을 국제금융협력대사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임명했다. 외국 투자자들과 소통을 담당하는 국제투자협력대사엔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유력하다. 한 대행도 주한일본상공회의소에 이어 주한미국상의·주한중국상의 등과 만나 국내에 있는 외국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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