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의 예산 감축 기조로 연구계의 우려를 낳았었던 산업 부문 연구·개발(R&D)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되살아났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과 R&D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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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1일 산업부 2024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11조5188억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소관 R&D 예산도 5조802억원으로 확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산업부 R&D 예산은 올해 정부의 긴축기조 아래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까지 최근 수년간 매년 증액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정부가 올 8월 내년도 예산 정부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올해 5조6711억원이던 예산을 7678억원(13.5%) 줄어든 4조9033억원으로 정하면서 연구계의 우려를 낳았었다. 관행적 나눠먹기식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이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온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으리란 우려도 컸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국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이중 1770억원을 되살리기로 했다. 확정 예산은 여전히 올해 예산보다 5909억원(10.4%) 적지만, 예산 대폭 축소로 중단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일부 사업 예산이 되살아나고 주요 사업 예산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첨단전략산업 R&D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등 6대 첨단전략산업 초격차 유지를 위한 R&D 예산은 올해 1조377억원에서 1조984억원으로 607억원(5.8%) 늘었다. 첨단전략산업 인력양성 예산 역시 2062억원에서 2294억원으로 232억원(11.3%) 증액했다. 또 세계 최우수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위한 글로벌 R&D 예산도 2243억원에서 2711억원으로 468억원(20.9%) 늘리고, 공급망 안정화 관련 R&D 예산 역시 1조6894억원에서 1조7320억원으로 426억원(2.5%) 증액했다.
확정 예산안도 정부안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 보조금 성격을 띤 사업과 혁신성이 낮거나 민간 스스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사업에 대한 지원 삭감 기조는 유지했다. 정부는 다만 기존 투자비용이 매몰되지 않도록 관련 사업에 대해선 예산 감소분의 최대 2배에 이르는 연리 0.5% 초저리 융자를 지원해 사업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오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산업기술혁신사업 통합시행계획을 공고한다. 또 정부 R&D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중 산업기술 R&D 혁신방안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