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에 17조 저리 대출…매출 없어도 기술력 있으면 대출

[하반기 달라지는 제도]
18조 규모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 가동
9월부턴 대출 갈아타기 대상 확대
  • 등록 2024-06-30 오후 12:00:54

    수정 2024-06-30 오후 7:13:26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7월부터 설비, 연구개발(R&D) 투자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기업들은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기술 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면 기술신용 평가 시 의무적으로 현지 조사와 세부 평가 의견을 작성해야 한다. 기술신용 평가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도 강화됐다. 9월부터는 주거용 오피스텔·빌라 담보 대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대출 서비스에 포함된다. 현재까진 신용대출, 아파트 주담대, 전세 대출만 갈아타기가 가능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하반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발간했다. 7월 1일부터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이 시설 자금 수요가 있으면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7년까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최대 2조원(현금 1조원에 현물 1조원)을 출자해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대기업은 일반 산업은행 대출 대비 0.8~1.0%포인트, 중견·중소기업은 1.2~1.5%포인트 낮은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다. 신규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최대 8000억원을 신규로 조성해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총 1조 1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발표한 ‘기술금융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도 이달부터 시행한다. 기술금융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이 없어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혁신 기업들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 7월 도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기술신용평가의 현지 조사, 평가서 세부평가 의견 작성을 의무화했으며 기술금융 사후 평가(품질 심사 평가) 기준도 강화한다. 또 기술금융 본래 취지에 맞게 매출이 부족해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출 한도나 금리에서 우대받을 수 있게 테크 평가 지표를 개편한다.

우선 은행이 평가사에 기술신용 평가를 의뢰할 땐 본점에서 지점을 임의 배정토록 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한다. 평가자가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기술신용 평가 등급별 정량 점수 최소 기준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등급 판정 가이드도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평가사에서 평가한 기술신용 평가의 품질을 평가하는 품질 심사 평가 판정 기준을 모두 점수화(정량)화하는 등 품질 심사 기준도 엄격히 했다.

또한 은행에서 평가사에 평가 물량을 배정할 때 품질 심사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배정토록 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재심의 요구권을 신설했으며 기존 3단계였던 평가 결과를 5단계로 세분화하기도 했다. 테크 평가 지표에는 은행의 기술 금융 우대금리 제공 정도를 신규로 추가(16점)하고 신용 대출 배점을 확대(20→24점)했다. 담보·매출이 부족하더라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출 한도나 금리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밖에 고금리 시기에 국민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9월부터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대상도 아파트에서 실시간 시세(KB 시세) 조회가 가능한 빌라(연립·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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