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여러 개의 배달 앱이 있는데 한국의 ‘배달의민족’ 격인 메이투안에는 수백만명의 배달원(라이더)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메이투안에서 이들에 대한 조사 자료가 나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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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메이투안의 최고경영자(CEO)인 왕싱은 지난 중추절 연휴에 내부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지난해 메이투안 플랫폼에서 745만여명의 배달원이 총 800억위안(약 15조1000억원) 수입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에서는 메이투안과 어러머가 대표 배달 앱으로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이들 플랫폼이 총 1100만명의 배달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곳의 플랫폼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임시직이 있어 어러머의 구체적 숫자를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표면상으로는 메이투안이 최대 규모 배달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45만명이 약 15조원을 벌었으니 1인당으로는 한해에 평균 201만원 정도를 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배달원들의 월급 수준은 얼마나 될까? 메이투안 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배달원 주문과 수입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45만명의 배달원 중 연간 260일 이상 주문을 받는 고빈도는 전체 11%인 82만여명이다. 연간 30일에서 260일까지 주문을 받는 저빈도는 41% 정도다. 나머지 약 48%는 연간 주문을 받는 일수가 30일 이하인 아마추어 배달원들이다.
올해 6월 발간된 중국의 2024년판 취업 청서를 보면 지난해 학부 졸업생의 졸업 후 6개월간 월평균 소득은 6050위안(약 115만원)으로 집계됐다.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배달원 활동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대졸자 초봉 이상을 벌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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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투안은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임시직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로부터 보장받는 복지 수준은 낮을 수 있지만 돈을 더 벌기도 한다. 메이투안 배달원 임시직에는 러파오와 창파오가 있는데 러파오는 주로 장거리, 창파오는 단거리 배송을 맡게 된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일하는 창파오와 달리 러파오는 근무 시간이 많고 주문도 먼저 배정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입도 더 많은 편이다.
3선도시 이하 지역에서도 러파오 월 소득은 7197위안(약 136만원)으로 창파오 평균(5556위안)을 웃돌았다.
높은 소득 수준에 힘입어 중국에서 배달원은 이미 주요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신고용형태연구센터가 발표한 지난해 중국 블루칼라 그룹 고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칼라 직군에서 월 소득이 많은 직업은 산후조리원 도우미(8824위안), 화물차 운전사(7641위안), 배달원(6803위안)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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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배달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 문제와 논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한 배달원이 아파트 앞에서 넘어져 화단을 망치자 경비원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영상이 공개됐는데 수많은 동료들이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이후 중국에서는 배달원의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배달 플랫폼 차원에서도 배달원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메이투안은 배달원들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배달원 친화적인 커뮤니티’에 가입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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