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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이 북한의 것으로 상정한 미사일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격추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미 미사일방위국은 북한 등이 개발한 것과 유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시험 자체는 수개월 전 준비됐으나 이달 4일 북한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하면서 높아진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사드로 IRBM을 격추하는 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실험 자체는 10년에 걸쳐 열 세차례 있었고 100% 성공했으나 모두 단거리 미사일 격추였다. IRBM은 고도와 속도가 월등히 빨라 격추가 훨씬 어렵다. 미 미사일방위국은 “이번 사드 실험은 북한을 비롯한 국가의 미사일 위협 고조에 맞서 우리의 방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번 실험을 위해 하와이 북부에서 뜬 대형전략수송기 C-17에서 IRBM을 공중 발사했고 알래스카 코디악 사드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로 이를 격추했다. 이번 실험은 발표 당일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사드 핵심 기술 개발사 록히드 마틴은 사드가 대기권 안팎의 미사일 모두를 탐지·격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사드는 이로써 앞선 열 네 번의 실험에서 100%의 요격률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미군의 앞선 미사일방어체계인 GMD(Ground-based Midcourse Defense)의 요격 성공률은 55%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GMD의 요격률도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사드와 GMD 중 어느 체계가 북한 ICBM의 미 본토 직접 타격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냐를 두고 논쟁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는 ICBM 같이 빠른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미사일방어국은 이 가운데 올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52대의 사드를 세계 전역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내년 9월이면 2011년 5월 첫 배치 이후 총 210개의 사드가 배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