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홍 유한양행(000100) 사장(연구개발 총괄)은 지난 5일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제약바이오협회 CEO 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이지만, 가치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찾는 이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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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인 말이 아니다. 렉라자는 국산 신약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이하 EGFR 비소세포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제다. 최근 국내에서 EGFR 비소세포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폐암 신약으로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암제는 내성 등의 문제로 환자가 처방받는 순서가 정해진다. 1~3차로 나뉘며, 숫자가 낮을수록 초반에 사용하기 때문에 활용성이 높다. 그만큼 유한양행의 매출액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1200억원 규모다. 2차 치료제였던 렉라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60억원 정도였다.
실제 유한양행에 따르면 렉라자는 3세대 비소세포암 치료제로서 EGFR 돌연변이에 대한 선택성이 높고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나타낸다. 뇌혈관장벽(BBB)에 대한 투과도가 높아 뇌전이 환자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인다. 반면에 야생형 EGFR을 표적해 발생하는 부작용 가능성은 낮다.
유한양행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 확대를 준비했다. 같은 해 10월 EGFR 비소세포암 1차 치료제로 다국가 임상 3상 결과도 확보했다. 임상 3상 분석 결과 렉라자는 1세대 비소세포폐암 항암제인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보다 환자 사망 위험을 55%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에서 3세대 비소세포암 치료제로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은 것은 렉라자와 앞서 시장을 개척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하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통해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타그리소와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타그리소도 현재 건보 등재를 위해 주력하고 있으며, 현실화되면 관련 시장 규모가 적어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그간 유한양행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바통터치를 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종양뿐만 아니라 대사질환,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도 강점이 있어 이 부문도 특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안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렉라자 판매 확대에 힘입어 유한양행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연결기준 매출액 4989억원, 영업이익 210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3%, 23.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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