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만 윈도 기기 장애에 전세계 마비…클라우드發 대란

양일 7000편 항공편 취소…금융·의료도 타격
MS "전세계 850만 윈도 기기 영향 추정"
포춘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 CS 고객사
  • 등록 2024-07-21 오후 4:46:30

    수정 2024-07-21 오후 7:02:4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발 ‘정보기술(IT) 대란’이 20일(현지시간)까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공항과 항공사의 시스템에 장애로 무더기 지연, 취소 사태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 금융·의료·소매업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장애로 인한 각종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항공분석회사 시리움에 따르면 이날 주요 공항과 항공사들이 전산 시스템을 상당 부분 복구해 서비스를 재개했음에도 전 세계 항공편 1848편이 취소됐다. 사태가 시작된 첫 날인 19일(현지시간)엔 전 세계에서 운항 예정이던 11만 편의 상업 항공편의 4% 이상에 해당하는 5100여편이 취소됐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홍콩 국제 공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공항이 사실상 마비됐다. (사진=AFP)
JP모건체이스, 노무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일부 직원들은 자사 시스템에 일시적으로 접근하지 못했으며, JP모건체이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한때 먹통이 됐다. 런던증권거래소(LSE) 또한 기술적 문제를 겪었다.

19일 새벽 뉴욕 맨해튼에 있는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이 ‘죽음의 블루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을 보여주는가 하면, 개막을 한 주 앞둔 2024 파리 올림픽도 이번 사태로 IT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영국에서는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스템 마비로 환자 진료 예약 및 의료진의 환자 기록 열람이 제한됐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 여파로 비응급 환자의 수술을 취소하고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

전 세계가 대혼란 겪은 가운데 MS는 자사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의 1% 미만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가 MS OS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MS 블로그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는 전체 윈도 기기의 1% 미만인 850만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MS는 “그 비율은 작았지만, 광범위한 경제적·사회적 충격은 주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사용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고객사는 2만9000곳이 넘으며,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절반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먹통이 된 컴퓨터를 고치려면 기기를 재부팅해 문제의 업데이트를 수동으로 삭제해야 한다. 이는 수많은 윈도 OS 기기를 보유했거나 이를 관리할 IT 작업자가 부족한 기업은 완전한 정상화까지 수주가 걸린다는 의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사이버 보안 업체 위드시큐어의 최고연구책임자(CRO) 미코 히포넨은 “수천만대 컴퓨터를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고쳐야 할 것”이라면서 “최고경영자(CEO)의 노트북이나 컴퓨터 같은 핵심 기기들은 이미 복구됐겠지만 평직원의 기기들은 고칠 사람이 올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해당 생태계의 지나친 상호 연결성을 지적한다. 조지타운대 맥도너프 경영대학원 교환 연구위원 마셜 럭스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상당히 큰 회사인 것은 사실이나 전 세계를 마비시킨다는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모든 것의 상호 연결성’과 이 같은 집중화에 따르는 위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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