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대격돌이 예고되면서 장기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현지에 해외법인 등을 두고 있는 산업계는 당장 필요한 현장 조치를 대부분 시행했지만 글로벌 업계의 현지 직원 공백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망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우선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한 건물이 불타오르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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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텔아비브 지점의 직원과 가족 등 20여명에 대해 지난 12일쯤 귀국조치를 완료하고 현지 직원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한국인 직원 10여명이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삼성전자(005930)는 임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향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외교부 방침에 따라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이스라엘에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판매 회사인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 이스라엘이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만 이미 전쟁 전부터 근무자가 없었던 걸로 확인됐다”며 “현지에서 직접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이스라엘 현지에 세운 법인은 총 8곳이다. 삼성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SK·LG·OCI 그룹이 각각 1곳의 이스라엘 법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은 R&D 센터와 삼성리서치이스라엘, 판매법인 등 마케팅, R&D(연구개발), 카메라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주요 글로벌 기업이 다수 진출한 탓에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엔비디아, 퀄컴,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500여개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엔비디아의 엔지니어는 최근 하마스에 납치됐다. 해당 직원은 음악 축제에서 인질로 잡힌 한 커플의 소셜미디어(SNS) 영상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공급처 중 하나로 이스라엘을 둔 인텔은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를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 ‘팹28’을 현지에서 운영하며 타격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50년간 이스라엘에서 반도체 설계, 생산 시설을 유지한 탓에 주요 5개 지역에서만 약 1만28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최대 규모의 침공으로 예비군을 모집하면서 현지 직원도 소집된 상태다.
인텔에서 생산·공급하는 CPU가 차질을 빚게 될 경우 CPU에 들어가는 D램 수요도 움츠러들 수 있어 전문가들은 전략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쟁이 얼마나 확대되는 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국지전으로 끝나면 큰 영향은 없겠지만 우려하는 것처럼 확대되면 공급망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미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 국내 대기업이 이스라엘 현지에 세운 법인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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