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OLED' 왕좌 지키는 LGD…'中 추격' 방심 금물[뉴스쏙]

투명 진열대, XR 버스, 전시 활용 등 사례↑
LGD 세계 유일 양산…"투명도 높이고 라인 확장"
삼성D, 하반기 시제품 출시 목표로 R&D 주력
  • 등록 2023-11-12 오후 4:23:49

    수정 2023-11-12 오후 4:27:00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더이상 진열대에 상품 이름표를 따로 만들어 두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다가왔다. 액정표시장치(LCD)가 저물고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마치 유리창처럼 화면 너머가 투명하게 보이는 ‘투명 OLED’가 상용화되고 있다. 일찍이 시장 선점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034220)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투명 OLED를 양산하며 5년째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들이 그 뒤를 매섭게 쫓고 있다.

투명 OLED를 적용한 진열대에 표시된 상품 정보.(사진=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12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은 2022년 1000억원에서 △2025년 3조원 △2030년 12조원으로 매년 2배씩 성장할 전망이다. 투명 OLED는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로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은데다 얇고 가볍다. TV나 IT(정보기술)기기를 비롯해 건축, 인테리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지목받고 있다.

투명 OLED는 일반 OLED보다 5배나 비싸 가격 경쟁력이 낮은 탓에 일상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투명 OLED를 활용한 사례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지난 8월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엔 파도가 출렁이는 영상이 재생되는 초대형 ‘투명 OLED 테이블’이 등장했고 같은 달 ‘2023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3)’엔 투명 진열대에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까지 가능한 OLED 콘셉트 스타벅스 매장이 등장했다.

수원시에선 버스 창문에 투명 OLED를 적용해 외부 풍경과 콘텐츠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XR버스 1795행’이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1795년 을묘원행 당시 정조대왕 능행차 등이 창문 화면에 나타나면서 관광 명소에 맞는 내용으로 XR(확장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종시에서 운영 중인 ‘AR 버스정류장’에도 투명 OLED가 적용됐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회에선 유물과 영상의 중첩을 통해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투명 OLED.(영상=LG디스플레이)
지금까지 활용된 투명 OLED는 모두 LG디스플레이의 제품이다. 2019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투명 OLED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쇼핑몰, 박물관, 지하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40% 수준인 투명도를 45%까지 높이고 30인치와 77인치 등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올해 말엔 투명 OLED 77인치 패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솔루션 CX그룹장 상무는 “투명 OLED만의 무한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종 산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투명 OLED를 양산한 디스플레이 업체는 없지만 경쟁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로 LG디스플레이도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명 OLED 개발에 뛰어든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기술을 활용한 투명 OLED 개발에 주력하며 올해 하반기 시제품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적녹청(RGB) 방식의 투명 OLED 개발을 진행하고 55인치 투명 OLED를 내놨지만 양산하진 않았다.

LCD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 55.5%를 기록한 중국도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고 OLED 개발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중소형 OLED에선 시장 점유율 20%(2위)로 한국을 바짝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앞선 기술이 반드시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스 창문에 투명 OLED를 적용해 외부 풍경과 콘텐츠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수원시의 ‘XR버스 1795행’.(영상=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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