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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중 하나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남 변호사는 오는 18일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의 소환조사 및 신병 확보 역시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남 변호사는 이번 의혹의 ‘몸통’으로 불리는 이른바 ‘대장동팀’ 네 명 중 한 명으로,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등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배당수익을 얻는 구조를 짠 인물로 파악됐다.
이미 정 회계사로부터 녹취록을 확보한 바 있는 검찰은, 이번 남 변호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사업구조를 짜게 된 배경과 당시 구체적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또 남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민간사업자 선정 심사 당시 참여한 정용민 변호사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소개한 인물이기도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간 관계 내막도 캐물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처분도 앞두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수수 및 배임 등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으며, 오는 20일이면 구속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앞서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가 사업구조를 짠 인물이라면,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한 인·허가를 책임지는 사실상 최종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한 인물로 파악됐다.
‘못미더운’ 檢…특검 탄력 받나
다만 정작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는 검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의구심은 날로 커져가는 모양새다. 남 변호사의 귀국과 유 전 본부장의 처분 등 의혹과 관련된 상황들이 급변하는 가운데, 더 늦기 전 수사를 검찰이 아닌 특검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이유다.
검찰은 직후인 15일 성남시청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도, 시장실과 비서실을 뺀 도시주택국,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정보통신과 등만 대상에 넣으며 또 다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담수사팀 구성 이후 16일 만 압수수색으로 이미 ‘늑장’이란 비판이 불거진 마당에, 의혹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근무한 시장실과 비서실을 빼 그에 대한 ‘수사 의지’마저 의심받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전담수사팀 내 갈등이 있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압수수색과 관련 검찰은 이미 유 전 본부장이 창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이날 대변인 논편을 통해 “김씨에게 허술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기각시키고, 늑장 압수수색에도 정작 성남시장실과 부속실은 제외하면서 과연 검찰이 수사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오직 특검만이 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대한변호사협회는 “특검 외 달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이미 전담수사팀 구성 전부터 검찰의 정치편향성에 대한 의심이 컸고, 실제 수사 과정에서도 부실 논란이 불거진만큼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사건 수사는 공정해보이게 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