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줄어들며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두고 등락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환 당국인 한국은행은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일 때 시장 개입을 통해 미세조정에 나선다. 최근 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는 시장에 달러를 내다 팔어 오름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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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 잔액은 전월 말에 비해 3억 달러 줄어든 4153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한은 관계자는 “운용수익이 발생하고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증가했으나,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1월 중 약 2% 상승했다. 기타 통화 중에서 일본 엔화는 1.2% 상승한 반면 유로화,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는 각각 2.8%, 2.1%, 1.1% 내렸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이나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대외지급준비자산이다.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외화 비상금으로, 소위 ‘경제 안전판’이라고도 불린다. 한국과 같은 비(非) 기축통화국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국가의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이 제기되자 “현재 외환보유고는 충분하며 환율 변동성에 대한 관리 수단이 많다”고 언급했다.
외환보유액 중 가장 비중이 큰 유가증권은 3723억 9000만달러(89.6%)로 전월보다 8억 6000만달러 줄었고, 예치금은 191억 3000만달러로 7억 1000만달러 증가했다. 특별인출권(SDR)은 149억달러로 1억 5000만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41억 9000만달러로 1000만달러 늘었다. 금은 47억 9000만달러로 종전과 같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9월말 기준 4200억달러로 세계 9위다. 1위는 중국(3조 2611억달러), 2위는 일본(1조 2390억달러), 3위는 스위스(9374억달러)였다.